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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통합 혁통위, 하루 만에 삐걱…‘태극기부대’ 또 계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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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보수당, ‘탄핵 인정’ 한국당 압박

강성친박 ‘태극기 세력 배제’ 경계

보수진영 ‘빅텐트’를 위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발족 하루 만에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진영 내 헤게모니 다툼에 불이 붙는 모습이다.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새로운보수당과 강경보수로 볼 수 있는 강성 친박(근혜)계가 통합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일단 한발 물러선 채 방관하는 모양새다.

새보수당은 연일 황 대표에게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한 확답을 요구하고 있다. 하태경 책임대표는 10일 “황 대표가 3원칙에 대해 진정성 있게 화답한다면 공천권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이 제시한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조건에 답하라는 압박이다. 새보수당 핵심 관계자는 “아직 혁통위를 통합기구로 인정할 수 없다. 황 대표의 확답이 통합기구 구성의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내 강성 친박계는 우리공화당 등 이른바 ‘태극기세력’을 배제한 통합 논의를 경계하고 나섰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통합이 유승민을 꽃가마에 태워 모셔다가 어떻게 하려는 식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우리공화당에서 거부반응이 나오는 것”이라며 “이래서는 제대로 된 보수통합이 안된다. 3원칙을 받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양쪽 모두 황 대표의 ‘입’을 바라보지만, 황 대표는 일단 갈등을 뭉개자는 생각이 강해 보인다. 황 대표는 이날 부산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려면 똘똘 뭉쳐야 하는데, ‘네가 잘못했다’고 시시비비를 가릴 때가 아니다. 그것은 이겨놓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가 중도보수에 무게를 둔 혁통위에 발을 담그긴 했지만, 지난해 장외투쟁을 뒷받침한 태극기세력 역시 외면할 수 없어 당분간 모호성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열세인 새보수당이 혁통위를 깨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도 깔려 있다. 혁통위는 일단 갈등을 뒤로하고 오는 13일 첫 회의를 열며 ‘개문발차’한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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