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01.09. kmx1105@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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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외교장관이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회담을 갖는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파병 문제가 본격 논의될 지 주목된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최근 중동지역 정세를 포함한 지역·국제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두 장관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상황 평가와 향후 대응방안, 한미관계의 포괄적·호혜적 발전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며 "이번 회담이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한편 지역·글로벌 차원의 공조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은 지난해 3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후 9개월 만이다. 주요 의제는 비핵화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가 최근 중동 정세 악화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호르무즈 파병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 장관은 “아마 회담이 이뤄지면 (호르무즈 파병 문제도) 이야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이란의 위협에 대처하고 안전한 항행을 확보하기 위해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참여를 요청했다. 정부는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넓혀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 연합체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정부는 동맹국인 미국의 파병 요청을 외면하기 어렵지만, 대(對) 이란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딜레마’ 상황이다. 선제적으로 파병을 결정할 경우 국내 산업과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협이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30%가 지나는 요충지다. 국내 수입 원유의 70%도 이곳을 통과한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미국에 대한 단골 위협수단으로 삼고 있다.
강 장관은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안보와 항행 자유 확보를 위한 구상에 국제사회에의 참여 요청을 지속해 왔다"며 "우리에게도 여러 계획의 구상을 설명하면서 참여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미국의 요청을 거부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정세분석에 있어서나 중동지역 나라들과 양자관계를 고려할 때 미국 입장과 우리 입장이 반드시 같을 수 없다. 이란과도 오랫동안 경제관계를 맺어왔고 지금으로선 인도적 지원, 교육 같은 건 지속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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