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당내 초·재선 의원 71명에게서 공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당 혁신 동참 일임서`를 전달받았다. 왼쪽부터 심재철 원내대표, 박덕흠 재선 의원 간사, 황 대표, 이양수 초선 의원 간사, 조경태 최고위원.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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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에 맞서 '보수 빅텐트'를 결성하려는 정치권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입법·행정·사법에서 정부·여당이 전방위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중도·보수 세력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상태로는 총선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틀에서 통합 논의가 시작됐을 뿐 실무 단계로 가면 넘어야 할 산이 겹겹이 존재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당장 새로운보수당은 9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확고한 약속과 언급 없이는 통합 대화를 시작하기 어렵다"며 보수 재건 3원칙 수용 여부를 공식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자유시민 세력들의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보수·중도 진영에 속한 정당·시민단체는 이날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안형환 국민통합연대 사무총장은 "중도·보수 대통합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통추위 위원장은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박형준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이 맡기로 했다. 안 사무총장은 박 위원장 선임 배경에 대해 "지난여름부터 한국당과 새보수당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보수당은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반응을 내놨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이날 오후 "오늘 정당·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에서 발표한 6원칙에 녹아 있는 보수 재건 3원칙에 황 대표가 동의하는지 공개적인 의견을 밝혀 달라"고 말했다. 하 책임대표는 연석회의가 발표한 혁통위 원칙과 관련해 "'보수 재건 3원칙'이 잘 녹아 있고, 그 원칙에 기반해 혁통위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통합 논의가) 안정적으로 가려면 황 대표가 명확하고 공개적으로 확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책임대표는 앞서 황 대표가 보수 재건 3원칙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하려다가 당내 반발에 부딪혔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수용에) 동의하면 왜 공개적으로 말을 하지 못하느냐"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원론적인 대답을 내놨다. 이날 오후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강원도당 신년인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황 대표는 '보수 재건 3원칙 수용 선언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제 통합 과정 중인데, 통합을 위해 다 모이다 보면 여러 건의를 할 것이고 여러 의견을 낼 것"이라며 "그런 것들이 다 어우러져서 결과적으로 자유시민 세력들의 통합을 반드시 이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기자들 질문이 거듭되자 황 대표는 "제가 그대로 말한 대로만 받아 달라"며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4·15 총선 공천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이행각서를 당 지도부에 제출하며 '선당후사' 의지를 보였다. 박덕흠 의원은 재선 의원 대표로 "당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면서 개혁과 쇄신에 박차를 가하자는 뜻에서 각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의원들이 각서를 제출한 것은 총선을 앞두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당 지도부에 선거 전략을 더욱 수월하게 짤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한국당 전국 253개 당협 위원장도 일괄 사퇴서를 당에 제출했고, 최고위에서 의결됐다.
아울러 한국당은 이날 과거 탈당했지만 재입당을 신청한 인사들을 받아들이는 결정도 했다. 이는 지난 2일 최고위에서 보수 대통합 차원에서 재입당을 희망하는 인사의 입당을 전면 허용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대표적인 재입당 인사는 조해진·류성걸 전 의원이다. 이들은 2016년 총선 당시 유승민 의원과 함께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낙선했다. 또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안상수 전 창원시장 등의 재입당도 승인됐다.
[고재만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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