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근 전 검사장 (사진=연합뉴스) |
서 검사는 9일 페이스북에 “대법원 보도자료를 보니 직권남용죄의 ‘직권’에 ‘재량’을 넓혀 ‘남용’을 매우 협소하게 판단했는데 도저히 납득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많은 검사(전 검사 포함)들의 그 새빨간 거짓말들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에 위배해 인사를 지시했다는 ‘사실’ 인정에 대해서는 1, 2심 판단이 유지됐다는 것이 위안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2시간 후 서 검사는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추가로 남겼다. 그는 “사실 판결 전날 어제 꽤 울었다. 장례식장에서 추행이 있었던 것이 2010년 유례없는 인사발령을 받은 것이 2015년 집 밖에 다신 못 나오겠다 생각하며 인터뷰를 한 것이 2018년”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영혼이 타는 듯한 두려움과 고통 속에 숱한 시간들이 지났다. 그 시간들이 이제야 끝났다는 안도감에 자꾸만 눈물이 났다. 그런데 여전히 끝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서 검사는 “제가 검사라고는 하지만 한 개인이 ‘검찰’이란 무지막지한 거대조직에 맞서는 것이 말할 수 없이 힘들었다”라며 “동료라 생각했던 검사들의 새빨간 거짓말에 가슴이 무너졌고, 사악한 자들의 조직적 음해와 협박에 심장이 조여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토록 대놓고 부실수사를 하고, 그토록 대놓고 새빨간 거짓말을 해대고, 그토록 치떨리는 음해를 해댔어도, 그래도 진실이 인정되고 여기까지 온 것은 눈을 부릅뜨고 거짓을 분별해내고 검찰개혁을 함께 외쳐주시고, 한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개혁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고 성폭력이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져가고 있으니, 저는 이겨가고 있는 것 같다. 제 생각보다 훨씬 더 크게”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안 전 검사장은 2015년 8월 자신이 성추행한 서 검사가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 검사는 2018년 1월 안 전 검사장한테서 성추행을 당했고, 이후 인사 불이익까지 경험했다며 안 전 검사장을 고발했다.
1, 2심은 모두 안 전 검사장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고 실형을 선고했으나 9일 대법원은 “안 전 검사장이 인사 담당 검사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서지현 검사 페이스북 첫 번째 글 전문
판결문이 아직 나오지 않아
명확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대법원 보도자료를 보니,
직권남용죄의 ‘직권’에 ‘재량’을 넓혀
‘남용’을 매우 협소하게 판단하였는데,
도저히 납득이 어렵습니다.
(“오늘 판결 취지면 ‘피고인이 자백해도 무죄’”라는 법조인도 상당수...)
피해자에 대한 유례없는 인사발령으로 한
인사보복을 ‘재량’이라뇨.....
?????
하지만, 법리는 차치하고,
그 많은 검사(전 검사 포함)들의
그 새빨간 거짓말들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에 위배해 인사를 지시했다”는
‘사실’ 인정에 대해서는
1, 2심 판단이 유지되었다는 것이
위안이 됩니다.
제가 알고있는 ‘사실’들에 대한 제 진술이
진실임은 확인된 것이니까요.
저는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진실과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희망을...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 페친님들 감사합니다.
1심 판결문 중:”경력검사를 곧바로 부치지청에 배치한 것은 제도 시행 후 한 번도 없었다. 이는 이례적이면서 인사대상자에게 충격적이고 가혹한 것으로 실제 인사 직후 서 검사는 사직을 표명했다”
▼서지현 검사 페이스북 두 번째 글 전문
사실 판결전날인 어제 꽤 울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추행이 있었던 것이 2010년
유례없는 인사발령을 받은 것이 2015년
집밖에 다신 못나오겠다 생각하며
인터뷰를 한 것이 2018년......
10년, 5년, 2년....
영혼이 타는 듯한 두려움과 고통 속에 숱한 시간들이 지났습니다......
그 시간들이 이제야 끝났다는 안도감에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그런데.......여전히 끝이 아니군요...
??????-
제가 검사라고는 하지만 한 개인이
‘검찰’이란 무지막지한 거대조직에 맞서는 것이
말할 수 없이 힘들었습니다.
동료라 생각했던 검사들의 새빨간 거짓말에 가슴이 무너졌고,
사악한 자들의 조직적 음해와 협박에 심장이 조여왔습니다.
그들은 더 나아가
공공연히 허위진술과 명예훼손한 자들을 영전시키고,
사건을 은폐, 공소시효를 넘기고, 허위 브리핑을 한 자들을
검사장, 대변인을 시켜주며 저를 조롱했습니다.
???????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예측가능했지만,
그땐 그 어떤 예상도 해지지 않았습니다.
공부만하다 처음 사회생활, 직장생활을 한 그곳,
내 모든 젊음을 갈아 넣었고, 그토록 사랑했던 그곳,
동료,친구들과 추억과삶이 모두들어있던 그곳이
진정 개혁되고, 정의로워지기를,
후배들이,여성들이 다시는 그런일을 겪지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앞으로 검사도, 변호사도 하지 못하고,
집밖에 나오지못하는 삶을 살게된다고 하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했을 뿐이었습니다.
???????-
그토록 대놓고 부실수사를 하고,
그토록 대놓고 새빨간 거짓말을 해대고,
그토록 치떨리는 음해를 해댔어도,
그래도 진실이 인정되고 여기까지 온 것은
눈을 부릅뜨고 거짓을 분별해내고
검찰개혁을 함께 외쳐주시고,
한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덕분입니다.
검찰개혁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고,
성폭력이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져가고 있으니,
저는 이겨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보다 훨씬 더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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