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수족 잘라놓고… 靑 “불신임 생각 안해, 균형인사”

청와대 관계자 “의견 청취 과정에는 유감”

법무부의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놓고 논란이 이는 상황과 관련해 청와대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불신임 같은 건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가 이번 검찰 인사에 대한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지난 2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관계자들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참배를 위해 현충탑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나 전날 검찰 인사에서 이른바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는 대검 참모진과 서울중앙지검장, 서울동부지검장 등이 교체된 것이 ‘윤 총장에 대한 불신임 아니냐’는 지적에 이 같이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원만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갖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 총장한테) 와서 인사 의견을 내라고 했음에도 (내지 않았다),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있었고, 무엇이 문제라는 것까지 일일이 따져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전날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검찰 인사를 두고 “수사는 수사 결과로 말해지고, 인사 또한 그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법무부에서 이미 입장을 냈고, 추 장관도 답변했기에 저희가 말을 더 보탤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균형인사·인권수사를 위한 방안들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서 인사가 이뤄진 게 아닌가”라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만큼 대한민국 검찰에 대한 불신이 깊었던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며 “오히려 그렇지 않고 엄정한 법적 기준을 토대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믿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검찰 인사 발표 시기는 법무부가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법무부는 전날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사장급 간부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오는 13일자로 단행했다.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감찰무마’ 의혹 등 수사를 지휘하는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 공공수사부장 등 대검 참모진은 물론, 서울중앙지검장과 서울동부지검장까지 모두 교체되면서 윤 총장의 ‘수족’이 모두 잘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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