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신도시 이모저모

가장 성공한 수도권 신도시 판교, 이곳에 없는 것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신도시 중 가장 성공적인 신도시로 평가 받는 곳은 어디 일까? 성공한 신도시를 평가하는 기준은 다양 하지만 최근의 추세는 교통, 일자리, 편의시설,주거, 교육 등의 요소가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기준으로 볼 때 수도권 신도시 중 단연 으뜸은 판교 신도시이다. 실제 최근 발표된 대부분의 3기 신도시 지역 중 과천 지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족도시 판교를 롤모델로 정했다.

우선 교통 인프라를 살펴 보자. 판교 신도시는 경부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및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 등의 광역 도로망이 교차하고 신분당선(판교역)이 개통됨에 따라 서울 강남까지 10분대에 도착이 가능한 수도권 내 최고의 접근성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지하철 8호선 연장, 월곶~판교간 복선전철, 경강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확정), 성남1∙2호선(트램) 구축사업(예정) 등 판교는 수도권 최대 교통의 요충지이다.

다음으로 판교는 수도권 최대 첨단산업 도시로 거듭났다. 기존 판교테크노밸리에 이어 제2판교테크노밸리(공사중)와 제3판교테크노밸리(토지보상)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판교는 양질의 일자리까지 풍부하다. 판교테크노밸리에는 유수의 IT기업들이 대거 몰려 있으며, SK케미칼, 포스코ICT, NHN 등 국내 유수 대기업들도 입주해 있는 등 총 1,300여개의 기업이 위치한 최적의 자족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판교의 편의시설은 판교역을 중심으로 위치한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의 풍부한 인프라와 주요 상권이 적재적소에 위치해 있다. 빌딩 리서치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18년 3분기 기준 판교의 업무용‧상업용 빌딩 공실률은 불과 0.5%로 서울 3대 주요 업무지구인 광화문/을지로권역(15.1%)과 여의도권역(12.6%), 강남권역(7.3%) 등이 대규모 공실에 시달리고 있는 모습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편리한 교통, 풍부한 일자리, 활기 넘치는 상권 등이 갖춰진 지역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상황이 이렇자 판교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실제 판교신도시가 위치한 백현동과 삼평동의 2018년 말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각각 3,837만원과 3,42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시 평균 매매가 3.3㎡당 2,596만원을 한참 웃돌아 판교의 집값이 서울 집값보다 3.3㎡당 1,000만원 가량 비싸게 거래된 것으로 판교신도시 아파트 평균가격은 전국에서 가장 높게 형성되었다. 특히 부촌으로 알려진 강남구 신사동(3,315만원/3.3㎡), 논현동(3,204만원/3.3㎡)과 비교해도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국내 자족도시의 성공 롤모델 판교도 완벽할 수는 없다. 성공의 이면에 가려진 몇가지 문제점이 존재하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 종사자 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연령대는 20~30대로 전체 근무자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 약 68%가 넘는 근무자가 성남시를 벗어난 지역에 주거를 하고 있다. 이들 시외 거주자는 서울, 경기남부, 인천 등지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었다. 일자리, 주거, 소비가 모두 이루어진다는 자족도시와는 거리가 먼 수치였다. 이러한 원인은 판교에 소형 주택이 없다는 것이다.

도시개발 전문가들은 “과거 정부의 판교 주거정책은 강남과 인접한 지역에 한국판 비버리힐스를 표방해 강남의 주택수요를 분산 시키려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이에 판교 내 대부분의 주택은 3~50평형대의 중대형 위주로 계획 및 건설 되기에 이른다.따라서 20~30대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20평 이하의 소형 주택은 당시 계획 밖에 일이었고, 여전히 20평 이하의 소형 주택은 판교에서 찾아보기 힘든 천연기념물이 되었다. 또한 제2, 제3 판교테크노밸리가 들어 설 정도로 판교의 대성공을 당시 예측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설명했다.

판교에 두번째로 없는 것은 대학이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라는 슬로건으로 탄생한 판교테크노밸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최대 도심 첨단 산업단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스탠퍼드 대학이 있지만, 판교테크노밸리에는 대학이 없다. 산학협력을 통한 연구와 우수인력 확충은 판교테크노밸리의 지속성과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나 현재 판교에는 대학이 들어설 자리가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판교에 세번째로 없는 것은 대체 교통수단이다. 판교는 도로, 철도 교통망이 뛰어나 강남에 10분대면 충분히 도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은 판교역까지의 기준이다. 판교 신도시의 커다란 성공으로 판교 신도시는 대장, 낙생, 동원 등 3개의 지구로 확장 중에 있지만 판교역 남쪽에 위치한 이들 3개 지구는 현재 공사중인 서판교 터널이 개통되어야 그나마 지하철(신분당선)을 좀더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현재로써는 국도 이외에 용인~서울간 고속도로(용서고속도로)가 유일하게서울로 통하는 빠른 길이나 출퇴근 시간에 극심한 정체로 고속도로의 기능을 상실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남판교 지역을 지나는 지하철 3호선 연장 등에 대한 사전 타당성조사 용역을 서울시가 추진, 계획하고 있다. 3호선 연장안은 수서~고등~2,3테크노밸리~서판교~대장~고기~신봉~웰빙광교~광교역까지 이어지는 노선으로 교통전문가들은 “용서고속도로의 정체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것이다.” 라고 전망했다. 특히 향후 대장,낙생, 동원 등 3개 지구를 포함한용서고속도로 라인에 걸쳐진 지역에 약 2만세대 이상의 주택 공급이 예정돼 있어 지하철 3호선 연장선과 같은 대체 교통수단이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국토 개발의 전권이 국토교통부에만 집중되어 있다. 지금이라도 제도를 바꿔 지자체와 국토부를 비롯한 모든 부처가 협의해 해당 지역의 주민,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효율적인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실제 판교 신도시 주변에 개발이 가능한 지역은 여전히 존재한다. 용서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대장지구 건너편에 위치한 대장동 서측이나 대장지구와 맞닿아 있는 용인시 고기동 등이 대표 지역이다. 판교 내 부족한 소형아파트나 대학 등을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는 면적이다. 현재 개발중인 제2, 제3 판교테크노밸리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시기가 오면 앞서 언급한 문제들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난개발을 억제하는 규제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지역의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는 과감히 철폐하고 30년, 50년을 내다보는 계획적인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라고 의견을 모았다.

real@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