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라인' 붕괴..청와대 겨냥 수사 제동

윤석열 검찰총장/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검찰 조직 쇄신 단행을 예고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부임 후 첫 검찰 간부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 특히 청와대의 선거개입·감찰무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 등 여권 수사를 이끌어온 대검찰청 참모진과 서울중앙지검장이 모두 교체됐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여권과 청와대를 겨냥한 검찰의 수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수장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동문인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임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8일 단행한 검찰 고위직 인사의 주요 특이점은 대검 참모진의 대거 교체와 윤석열 라인의 붕괴이다.

청와대의 선거개입·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윤 총장의 핵심 참모들이 고검 차장검사나 지방 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 한직으로 좌천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대검 핵심 인사인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조 전 장관 본인 및 가족 비리와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진두지휘했으나 부산고검 차장으로 전보됐다. 여권 수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실세에서 한직으로 밀려났다는 평가이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이끌어온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제주지검장으로, 이원석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수원고검 차장으로 각각 전보된 것도 지방 발령의 좌천성 인사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이밖에 윤석열 라인으로 일컬어지는 강남일 대검 차장은 대전고검장으로, 이두봉 대검 과학수사부장은 대전지검장으로 지방 발령이 났다.

윤 총장과 막역해 '소윤'으로 불리는 윤대진 수원지검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조 전 장관 일가를 수사해온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은 법무연수원장으로 이동했다. 이들 모두 수사와 거리가 먼 한직으로 밀려났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측근들을 모두 좌천시켜 여권을 겨냥한 검찰 수사를 무력화 시킨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검사장 출신인 한 변호사는 "동시다발적으로 윤 총장의 핵심 인사들이 모두 지방으로 가거나 한직으로 밀려난 게 추 장관의 의도가 있지 않나 싶다"며 "윤 총장을 힘빼기 위한 인사"라고 강조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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