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사 임박…추미애, 윤석열에 "오늘 만나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과천=임세준 기자

대검, 법무부에 "검찰 인사안부터 보내라"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에 자신의 일정을 알리고 검찰 인사와 관련한 윤 총장의 의견을 직접 듣길 원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검찰청은 법무부가 지금까지 인사 시기와 범위 등 이번 검찰 인사 방향에 대해 일절 내용을 알려주지 않은 상황에서 대검의 입장을 먼저 밝히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맞서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법무부 장관은 금일 오전 출근 직후부터 검찰인사 관련 검찰총장을 대면해 직접 의견을 듣기 위해 검찰총장에게 일정을 공지한 상태"라며 "법무부 장관은 제청 전까지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인사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는 검찰 인사에 대한 직무를 법에 따른 절차를 준수해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추 장관이 검찰 고위직 인사 과정에서 윤 총장의 의견을 배제한 채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을 의식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법무장관은 검찰 인사 시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검찰청은 법무부가 현재까지도 검찰 인사와 관련된 안을 일절 보내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검에서 인사안을 먼저 만드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대검은 이날 법무부가 기자단에게 알려온 내용과 관련해 정확한 이해를 위해 상세한 경위를 밝힌다며 "어제 윤 총장이 추 장관 취임 인사를 다녀온 직후 법무부로부터 '아직 법무부 인사안은 마련된 것이 없다. 검찰에서 먼저 인사안을 만들어 내일(8일) 오전까지 법무부로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법무부에서 인사안을 먼저 보내면 검토 후 의견을 드리겠다"는 답변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검사 인사의 주무부서인 법무부 검찰국에서 먼저 검사 인사안을 만들어 그 안을 토대로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만나 의견을 들은 후 인사 협의가 끝나면 대통령께 제청하는 것이 법령과 절차에 맞는다는 취지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장관 예방을 마치고 7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에서 나오고 있다. /임세준 기자

대검은 또 인사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사안 제시 등을 거절한 법무부가 전날(7일) 오후 7시 30분경 "법무부 인사안이 있으니 내일(9일) 오전까지 검찰과장을 통해 전달하겠다"고 알려왔지만 "현재까지도 대검에 인사안을 보내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검 관계자는 "오늘 오전 법무부가 윤 총장을 10시 30분까지 법무부로 오라고 호출했다"며 "검찰인사위원회 개최를 겨우 30분 앞두고 검찰총장을 호출하는 것은 요식절차에 그칠 우려가 있고, 사전에 인사안을 건네받아 충실히 검토한 이후 인사 의견을 개진해 온 전례 등을 존중해 법무부가 먼저 인사안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던 것"이라며 윤 총장이 이날 법무부 호출 지시에 이행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대검 입장 발표 직후 법무부는 "검찰에서 먼저 인사안을 만들어 법무부로 보내달라고 한 사실이 없고, 검찰 인사안은 인사 대상일 수 있는 간부가 해당 인사안을 지참하고 대검을 방문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총장에게 직접 법무부에 와달라고 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검찰총장에게 면담을 요청한 것은 8일자 대검검사급 인사에 관한 의견제출 요청과 별도로, 추 장관이 검찰 인사 관련 인사안에 대한 윤 총장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법무부 장관은 인사제청권 행사 전 총장 의견을 듣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윤 총장은 검찰 인사에 대한 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법무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 가량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의 승진을 비롯한 이번 인사의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그간 발생한 검사장급 이상 결원 충원과 신임 장관 취임에 따른 조직 쇄신 등을 위해 대검검사급 이상 검사 인사를 실시할 필요성에 대해 보고받고 이를 심의,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장관 취임 이후 첫 인사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사를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도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두번째 회동이 성사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 검찰 인사위가 열린 당일이나 다음달 인사가 단행된 만큼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나 내일은 인사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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