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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인사위원회가 예정된 8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송승윤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1주일 만에 검찰 고위직 간부 인사 단행에 나선 것은 인사권을 활용해 검찰을 장악하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검찰개혁의 첫 신호탄으로 인사권 행사를 선택하는 취지이기도 하다. 추 장관은 3일 취임 일성으로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검사들의 자발적 개혁 동참을 강조했다. 그만큼 이번 인사에는 강도 높은 조직 쇄신 의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부임 후 처음으로 단행하는 인사에서 추 장관은 윤석열 사단에 '메스'를 댈 것으로 예상된다. 추 장관이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한 문제 의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만큼 수사 동력에 제동을 거는 인사 폭이 예상된다. 특히 윤석열 검찰총장의 오른팔과 왼팔 격인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의 이동 여부가 핵심 관전포인트다. 이들은 윤 총장의 중앙지검장 재직 시절부터 '적폐수사'를 함께 이끌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이후, 이들은 윤 총장 지시에 따라 해당 수사를 현 정권을 겨냥하는 단계로 격상시켰다.
한 부장이 이끄는 반부패강력부는 조 전 장관 가족 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중단 사건을 지휘하고 있다. 박 부장의 공공수사부는 청와대 하명수사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맡았다. 이번 인사에서 두 사람이 자리를 뜰 경우 관련 수사에 차질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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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본관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
법조계에서는 이들이 고검장으로 '좌천성 영전'을 하거나 지방 검사장으로 수평이동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 대전ㆍ대구ㆍ광주 고검장과 부산ㆍ수원 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검사장급 이상 8자리가 비어 있어 이들이 움직일 공간은 충분하다. 반면 추 장관이 실무 수사팀을 교체할 경우 검찰 반발 등 대내외적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소폭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추 장관이 대검 인사는 크게 건드리지 않고, 수사 실무를 총괄하는 배성범 중앙지검장과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을 승진시키며 윤 총장을 견제하는 방안을 꺼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럴 경우 중앙지검의 신봉수 2차장, 송경호 3차장, 서울동부지검의 홍승욱 차장도 함께 전보 혹은 승진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
이들에 대한 인사 후에는 수사 실무선에 대한 인사가 연쇄적으로 단행될 전망이다. 수사 지휘선부터 부장ㆍ부부장, 평검사들까지 한 번에 교체돼 검찰 내부의 판도가 바뀌는 대대적 인사로 비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법무부는 8일 오전 11시부터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2시간여에 걸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제출한 검찰 고위 간부 승진ㆍ전보 인사안을 논의했다.
인사위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인사위가 추 장관의 인사안 속 대상자에 대한 결격사유 정도를 확인하고 인사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인 만큼, 별다른 의견 충돌이 없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위 결과를 토대로 추 장관이 대통령에게 인사안을 제청하고 대통령이 이를 결재하면 인사가 단행된다.
통상적으로 인사위가 열리면 당일 오후나 늦어도 다음 날 인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인사 결과도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늦어도 9일에는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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