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남북관계 속도도절' 언급에
정부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해 11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국내 언론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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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남북협력 증진을 강조한 것을 두고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가 '남북관계와 비핵화의 속도가 맞춰져야 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통일부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는 우리'라며 독자적인 남북관계 영역을 진전시켜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의 신년사 직후 나온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정부가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해리스 대사의 관련 발언을 정부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우리나라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만큼 남북관계에 있어서 운신의 폭을 넓혀 나가면서 우리가 독자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진전시켜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사의 발언에 대해 정부가 일일이 평가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 같다"면서도 "어제 대통령께서 신년사를 통해서 강조한 것은, 북·미대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과 함께 남북협력을 더욱 증진시켜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유엔안보리결의 등 국제사회와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전날 신년사에서 남북 간 협력공간을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는 뜻을 피력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 추진, 비무장지대(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등을 관련 추진사업들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해리스 대사는 같은 날 밤 방송된 KBS 인터뷰에서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새해 대북구상을 두고 "우리는 남북관계의 성공이나 진전과 더불어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보길 원한다"며 "그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진전이 북한 비핵화 속도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제시한 구체적인 남북협력 방안을 두고서는 "미국과 협의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우리는 동맹으로서 긴밀하게 함께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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