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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주목받는 블록체인 기술

롯데그룹, 블록체인으로 `디지털 롯데` 전환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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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블록체인은 더 이상 스타트업만의 영역이 아니다.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블록체인 시장 전체 매출 1274억원 중 86%인 1108억원이 대기업에서 발생했다. 국내 재계 순위 10위권 그룹 중 7곳이 자사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제조·유통·전자·물류·통신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겠다는 대기업의 선포가 업계 발전을 앞당길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이번 기획을 통해 이들이 내놓은 청사진을 점검하고 블록체인 생태계의 동향을 예측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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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순위 5위 롯데그룹이 지난 2017년부터 강조해왔던 디지털 전환(DT)을 위해 블록체인 도입에도 힘쓰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디지털 롯데'로 거듭나는 데 있어 블록체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신동빈 롯데 회장의 올해 신년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기존의 사업구조는 디지털 관점에서 재검토하여 혁신을 이뤄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즈니스 혁신은 우리가 반드시 이뤄나가야 하는 과제"라고 그간 주도했던 기치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과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블록체인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2018년 7월부터 4개월간 서울 소공동 롯데 인재개발원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강의를 진행했으며 이후 사내에서 팀을 꾸려 블록체인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BM)을 함께 논의한 바 있다. 롯데 지주 관계자는 "임원 조찬 포럼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여러 번 다뤘을 정도로 블록체인에 대해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정보통신, 오는 3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출시

신 회장이 '디지털 롯데'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롯데 그룹의 IT 서비스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그동안 유통·제조·물류·금융·헬스케어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빅데이터·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롯데정보통신은 그룹의 기치이자 시대적 흐름인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기 위해 기존에 확보했던 IT 기술 항목에 블록체인을 추가했다. 민병희 롯데정보통신 융합연구센터 부문장은 "롯데그룹 전반적으로 DT라는 시대적 흐름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DT 핵심으로 손꼽히는 첨단 기술을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데 있어 보안은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무결성을 활용해 보안성을 높인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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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서비스로 하이퍼레저 패브릭 기반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인 랄프(LALP, LOTTE Agile Ledger Platform)를 오는 3월 출시할 예정이다. 랄프는 기업이 기존 및 신규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통합 플랫폼으로 현재 온프레미스(On-premise)와 클라우드(L.Cloud) 환경을 모두 지원한다.

온프레미스는 솔루션을 클라우드 같은 원격 환경이 아닌 자체 보유한 서버에 직접 설치해 운영하는 방식이며 클라우드는 그룹 데이터센터 기반에서 자체로 제공하는 서버다. 롯데정보통신에서는 랄프를 통해 탈중앙화가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시 네트워크 이름과 호스트, 유형 등을 간단히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블록체인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앞서 개발했던 문서공증서비스·화학물관리서비스·축산물종합관리시스템·양자암호인증 등을 랄프 기반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탈중앙화 신원증명(DID) 기반 그룹 사원증·채용 이력관리 등 롯데 그룹 내에서 활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랄프를 통해 다양한 산업군에 블록체인 신사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민 부문장은 "유통·화학·제조 및 사무업무 전반에 사업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며 "랄프를 활용해 많은 기업이 블록체인 신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 이력 관리와 DID 분야에서 블록체인 산업 관통"

롯데는 올해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데 있어 크게 이력 관리와 DID 분야에 집중한다고 꼽았다. 우선 백화점·슈퍼마켓·온라인 쇼핑몰 등 대형 유통 계열사를 보유한 롯데답게 유통 분야에서 신경 써야 할 '이력 관리'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다는 설명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앞서 블록체인 기반 '축산물 이력 관리 서비스'와 '화학물 통합 관리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축산물 이력 관리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수입 및 국내 축산물 유통의 투명성을 높이는 서비스다. 사용자는 종합관리 시스템 앱을 통해 수입 축산물 이력번호·온습도·축산물 정보 등을 실시간 조회할 수 있다. 또한 QR 코드를 스캔하는 것만으로도 평균 온도·배송 시간·저장소 위치 등 이력 정보를 쉽게 열람해 제품 신선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축산물 이력 관리 서비스 확대를 위해 지난 2018년 12월 캐나다 블록체인 전문 기업 데이터메트레스 AI와 블록체인 축산물 이력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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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 통합 관리 시스템은 블록체인과 IoT를 활용해 전 공정 데이터를 분석한 뒤 실시간 공유를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화학 처리 프로세스를 지원한다. 설치된 IoT 센서를 통해 열분해·급냉·압축·정제 등 전 공정 경로별 정확한 원료량을 파악하며 날짜별 출하량을 대시보드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정보통신에서는 이를 통해 법규 준수·거래 투명성·공정 효율 제고 등 프로세스 전체 신뢰도를 향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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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D를 활용한 그룹 사원증 등 스마트 오피스 분야의 사업도 진행했다. 문서 위변조를 원천 방지하는 '문서 공증 서비스'로 블록체인의 정보 투명성을 활용해 무결성을 검증한다. 정보 분산을 통해 위변조를 방지하는 것이 특징이며 계약서·증명서 등 재외공관 및 기업체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각 사용자가 전자 서명한 문서 정보는 블록 형태로 나뉘어 각 사용자에게 저장되며 저장된 정보는 이후 문서 검증 시 활용된다. 각각 저장된 데이터와 비교해 하나라도 일치하지 않을 경우 위변조로 확인해 걸러내는 방식이다.

민 부문장은 "올해는 크게 이력 관리와 DID 등 두 가지 분야에서 블록체인 산업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롯데정보통신은 현재 가장 뜨거운 분야인 DID를 위해 스마트오피스 같은 DID가 필요한 분야의 사업을 확대해 시스템 구축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과 보안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통·화학·제조·물류 등 각각 영역에서 이력 관리의 효율성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며 "기존에 주력했던 유통·화학 분야와 더불어 물류 부분을 확대해 모든 내용이 블록체인에 담겨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블록체인 도입해 최상의 물류 서비스 제공할 것"

물류 분야 내 블록체인 도입 확대에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힘쓰고 있다. 롯데그룹의 통합 물류회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018년 블록체인 운송 연합회(BiTA)에 가입하며 운송 산업내 블록체인 적용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같은 해 관세청이 주관하는 블록체인 기반 전자상거래 수입 통관 플랫폼 구축 시범 사업에도 참여해 전자상거래 물품 통관 절차를 합리화하고 효율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전자상거래 업체를 대상으로 확산 적용할 수 있도록 고객사의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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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만공사(BPA)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물류 운송 시스템 구축 사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월부터 시작한 해당 사업은 BPA와 선사, 컨테이너 터미널 등과 함께 컨테이너 부두 간 물류 운송 흐름을 블록체인 기술로 개선한다는 목표를 갖는다. 롯데글로벌로지스에서는 이번 시스템을 통해 컨테이너 부두 간 반·출입 트럭의 대기 시간을 감소시켰으며 부산항 물류 운송의 효율성과 컨테이너 터미널의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은 글로벌 유통∙물류 시장에서 차세대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며 "블록체인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첨단 서비스를 도입해 최상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도입으로 시장 리드하는 게임 체인저 될 것"

롯데는 올해의 키워드를 게임 체인저로 내세웠다. 신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혔듯이 기존 사업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선제적 혁신을 통해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는 포부다. 혁신의 방향이 디지털 전환에 쏠린 만큼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데 적극적인 것도 여기서 기반한다.

롯데 지주 관계자는 "롯데는 시장을 리드하는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 기존 사업구조를 디지털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증·이력 관리·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미 사용하고 있다"며 "롯데정보통신에서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랄프의 그룹 내 활용범위가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블록체인과 함께 인공지능·사물인터넷·가상현실 등 첨단 ICT 기술을 사업 프로세스에 적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기존의 상식과 통념을 깨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며 "이는 향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우위 확보에도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영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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