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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슈 한반도 덮친 미세먼지

심뇌혈관질환자, 미세먼지 ‘보통’ 때도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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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장시간 노출되면 우울증 발생·자살 위험 높아져

외출 때 보건용 마스크 착용, 자주 손씻고 목·코 등 세정을

환기는 가급적 3분 이내 적당

경향신문

겨울철 미세먼지는 찬 기온과 상승작용을 하여 호흡기질환뿐 아니라 심뇌혈관질환·우울증 등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질환을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최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인 날, 광화문과 경복궁 인근이 뿌옇게 흐려져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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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먼지, 잿빛 재앙, 은밀한 살인자…. 미세먼지(초미세먼지 포함) ‘빨간불’이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해는 바뀌었지만 미세먼지는 ‘현재진행형’이다. 미세먼지에 취약한 호흡기·심뇌혈관 질환자, 어린이, 노인 등은 물론 일반인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에 대한 건강피해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기오염 물질에는 가스상 물질과 입자상 물질이 있는데 미세먼지는 대기 중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리는 아주 작은 ‘입자상 물질’(PM, Particulate Matter)을 말한다. 보통 PM10(10㎛, 0.01㎜) 이하를 미세먼지라고 한다. PM2.5 이하는 초미세먼지, PM1 이하는 극초미세먼지이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김경남 교수(예방의학·환경의학)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구강·호흡기 점막을 통해 체내로 침투해 염증반응을 비롯한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고 사망률 위험성을 높인다. 대표적으로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악화를 유발한다. 수개월 동안 장기 노출뿐 아니라 몇 주일 내의 단기 노출도 매우 위험하다. 게다가 미세먼지는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질환, 고혈압·죽상경화증 같은 혈관성질환을 악화시키거나 사망률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우울증 발생과 자살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나왔다. 성인과 노령 인구에서 치매·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 영·유아는 발달장애가 우려된다. 임신여성에서 저체중출산과 조기출산 확률이 높아진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일급발암 물질(등급1)로 분류한다. 김 교수는 “미세먼지도 문제지만 초미세먼지 표면에는 인체의 산화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중금속 같은 유해물질이 많이 흡착돼 있다”면서 “이런 물질들이 직접 폐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이차적인 국소염증반응을 발생시켜 전신에 확산되면 심혈관계, 뇌신경계 등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최근 열린 고려대 미세먼지연구소 주최 심포지엄에서 이주성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소아청소년과)는 “미세먼지로 인해 국가적으로 의료부담이 가중되고 개인적으로는 정상적인 삶이 영위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과 삶의 질 저하가 매우 심각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면 허혈성심질환(협심증, 심근경색 등) 발생도 증가하는 것이 일관되게 관찰되었고, 심지어 1~2시간 사이의 미세먼지 농도 증가에서도 허혈성심질환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PM2.5의 장기간 노출은 허혈성심질환에 의한 사망률 증가뿐 아니라 부정맥, 심부전, 심장마비에 의한 사망과 연관이 깊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심뇌혈관질환자의 경우 미세먼지 예보등급이 ‘나쁨’ 또는 ‘매우 나쁨’ 상태뿐 아니라 ‘보통’에서도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심장혈관만성센터 최규영 센터장은 “미세먼지는 한번 노출되면 제거, 배출이 쉽지 않아 재채기와 기침 등이 약 6주까지 지속될 수 있다”면서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귀가 시 옷과 몸에 묻은 먼지를 털고, 세수·샤워로 몸에 묻은 먼지를 제거하고, 자주 손씻기와 눈·목·코 세정 등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센터장은 “호흡기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고 항산화 효과가 있는 녹황색 채소, 과일, 해조류를 충분히 섭취하라”면서 “가글과 양치질은 기본이고 비강 내 생리식염수 세척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가급적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한다. 창문을 열어 환기할 경우에는 가능한 한 3분 이내로 하고, 환기 후에는 먼지가 쌓이기 쉬운 부분들을 물걸레로 깨끗하게 청소해준다. 농도가 급증하는 시간대(출퇴근 시간 등)에는 환기를 피한다. 미세먼지를 증가시키는 흡연 또한 당연히 금지다. 고기나 생선을 굽는 등 음식물을 조리할 때도 미세먼지가 유발되므로 환기를 적절히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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