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요즘 야당의 통합 얘기가 많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말만 무성할 뿐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늘(7일) 야당 발제에서는 보수 야권 통합 논의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기자]
보수 야권의 통합 논의가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 빠진 형국입니다. 이런저런 말은 무성한데 아직 손에 잡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저녁이었죠. 조선일보에서 기사가 하나 나왔습니다. "황교안 대표 '유승민의 보수 재건 3원칙 수용' 발표" 황교안 대표가 기사 상으로는 내일, 그러니까 오늘 유승민 의원의 보수 3원칙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발표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야기를 이어가려면 우선 유승민의 보수 3원칙이 뭔지부터 다시 짚어봐야겠죠.
[유승민/당시 바른미래당 의원 (지난해 11월 7일) : 우선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이야기입니다.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고는 보수가 제대로 화합할 수도, 통합할 수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을 드립니다.]
첫 번째, 탄핵의 강을 건너자. 그러니까 자유한국당 전신 새누리당의 분당을 촉발시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찬반, 네가 맞네 내가 맞네 더 이상 따지지 말자 이겁니다. 다분히 한국당 내부 주류나 다름없는 친박계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겠죠. 그리고 두 번째 원칙은요.
[유승민/당시 바른미래당 의원 (지난해 11월 7일) : 새로운 변화의 방향은 제가 오랫동안 주장해오던 그런 개혁보수의 길로 나아가는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두 번째 원칙,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끊임없이 혁신하고 바꿀 것 바꾸고 고칠 것은 확 고치자 이런 이야기겠죠. 마지막 세 번째는.
[유승민/당시 바른미래당 의원 (지난해 11월 7일) : 지금 보수가 자유한국당이든, 저희 변혁이든 이 낡은 집을 다 허물고 새로운 집을 지어야 된다.]
마지막이 어찌 보면 핵심인데 기존 정당으로의 흡수통합 말고 아예 새로운 보수 정당을 세우자는 겁니다. 유승민 의원은 세가지 원칙을 밝히면서 황교안 대표에게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유승민/당시 바른미래당 의원 (지난해 11월 7일) :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이 제가 이야기하는 이 3가지 원칙.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는 이 원칙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하거나
쉽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게 지난해 11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서로 통합하자는 말은 무성했는데 진척이 없었습니다. 그랬는데 오늘 이런 기사가 나온 겁니다. 정말 뭔가 통합 논의가 시작되는 건가 보수 야권 들썩들썩했습니다. 새로운 보수당도 오늘 황교안 대표 발표에 대해 기대까지는 아니었지만 "우선 발표 내용을 들어 보겠다"면서 관심을 보였습니다.
[하태경/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 : 어느 정도 구체적인 내용이 있고, 어느 정도 무게가 실린 건지는 만약 발표한다면 그걸 보고 나서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미리 예단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랬는데 오전 내내 한국당에선 황교안 대표가 따로 뭘 발표한다는 공지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기자들이 직접 가서 물었습니다. 오늘 유승민 의원의 보수 재건 3원칙 수용 발표를 하냐고 말이죠.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아니 과거에 내가 한 말들을 보세요. 과거에 내가 한 말들을 보시라고. (그럼 수용 안 하시는 겁니까.) 과거에 내가 한 말들을 보세요. 내가 이미 여러 번 얘기했거든. 두 번 이미 얘기했어요. 똑같은 얘기를 자꾸 반복해서… 그래, 거기까지 합시다.]
표정은 웃고 있지만 분위기는 뭔가 살벌한데요. 아무튼 오늘 별도의 기자회견이나 발표 행사는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별도 행사를 열 생각이 없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요. 유승민 의원의 보수 3원칙에 대한 한국당 내 이견 때문에 발표가 취소됐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뭐가 됐건 어쨌든 행사는 없었습니다. 대신 오늘 새로운 보수당의 책임대표 하태경 의원이 취임 인사 차 황교안 대표와 만남을 가졌는데요. 이 소식은 들어가서 더 전해드립니다.
보수 통합이 말은 무성한데 제대로 추진이 안 되는 이유를 보면요. 당장 통합 대상이 너무 광범위합니다. 자의건 타의건 일단 거론 중인 정치 집단을 보면요. 새로운 보수당부터 한국당 그리고 이언주 의원의 신당 이정현 의원의 신당 우리공화당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곧 귀국하는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도 통합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죠. 유승민 의원이 보수 3원칙에서 첫 번째로 꼽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 당장 우리공화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홍문종/우리공화당 공동대표 (지난해 12월 17일) : 촛불은 거짓말이라는 거 쿠데타라는 거 맞는 얘기죠. 그리고 이번 21대 총선에서 63명의 배신자는 단 한 명도 살아남지 않는다는 거 사실이죠. 조원진이 얘기했고 여러분이 얘기했고 우리공화당이 얘기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우리공화당이 말하는 배신자 63명이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여전히 한국당 내부적으로도 탄핵 주도 의원들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이런 가운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통합의 또 다른 축으로 거론되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의 복귀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아직 향후 행보에 대해 뚜렷하게 밝히고 있지 않은 상황인데요. 안 전 대표의 복귀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는 곳이 있죠. 바로 바른미래당입니다.
[채이배/바른미래당 의원 : 안철수 (전) 대표님이 지금 바른미래당의 당원이고요. 소속이기 때문에 돌아오시면 당연히 바른미래당으로 돌아오시는 거죠.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 비당권파 의원들이 대부분 탈당했으니 당권파라는 말도 의미가 없을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오늘 회동을 가졌습니다. 참석자들은 안 전 대표가 돌아올 때까지 손학규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 거론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참고로 손학규 대표는 최근 당 대표실에 걸려있던 유승민 의원 사진을 모두 떼어내고 안철수 전 대표 사진을 걸기도 했죠. 보수 야권 통합 논의 관련 소식 들어가서 더 전해드립니다.
우선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성과는 없고 말은 많고…보수 통합 '지지부진' >
고석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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