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새보수당 만났지만 이견 못좁혀…친박계 `보수재건 3대 원칙`에 반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가 7일 오후 국회에서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 예방을 받고 악수를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새로운보수당이 출범한 이후 하태경 책임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첫 만남을 갖고 보수 통합 방향을 논의했다. 하지만 황 대표가 당내 반발 기류를 감안해 유승민 의원의 보수재건 3대 원칙을 수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음에 따라 향후 통합 논의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황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새보수당 하 책임대표를 만났다. 황 대표는 "하태경 의원과 한동안 같은 당에 있었는데 참 많이 돌고 돌아서 이제 같이 앉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하 책임대표는 "같은 당에 있었다고 했는데, 같은 당에 있고 싶은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신 것 같다"고 답했다. 이후 두 사람은 30분간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하 책임대표는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이 통합 전제조건으로 제안한) 3대 원칙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셔야 한다는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뒤이어 나온 황 대표는 '3대 원칙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자유 우파가 힘을 합해야 한단 생각"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향후 보수 통합 논의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이날 만남에 앞서 황 대표가 보수재건 3원칙을 공개적으로 수용할 수 있단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이 같은 선언을 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알렸다.

유승민 의원이 제기한 보수 재건 3원칙이란 '탄핵 극복' '개혁보수 추구'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지을 것'인데, 한국당 내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부정적 견해를 밝힌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회동 이후 기자들이 '기자회견 안 한 것은 당내 반발을 고려한 것이냐'고 묻자 "누가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냐. 내가 언제 한다고 얘기했냐. 분란 생기지 않도록 정리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여 발끈했다.

새보수당도 보수통합에 일단 선을 긋는 모양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전 당 대표단 회의가 끝난 후 "창당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그런 논의에 저희들이 휩쓸리기보다 저희들 갈 길을 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희수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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