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에서 올해 첫 국무회의에 앞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2020.01.07. dahora83@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부가 북한과의 본격적인 교류협력 재개 국면을 대비해 통일부 조직 개편과 예산확충 등 사전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반을 최대한 닦아놓고 있지만 최대 관건인 남북관계의 소강 상태가 언제쯤 해소될지 정부의 고심이 깊어진다.
7일 통일부에 따르면 오는 9일 ‘통일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한다. 통일부 교류협력국을 ‘교류협력실’로 격상하는 조직 개편이 골자다. 남북 교류협력을 다변화해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경제 구상을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개편에 따라 통일부 내 1급 고위공무원이 담당하는 '실'은 기존 2개에서 3개(통일정책실·기획조정실·교류협력실)로 늘어난다. 통일부 조직이 '3실 체제'로 개편되는 것은 1999년 이후 21년 만이다.
이번 개편은 ‘통일부 폐지’를 검토했던 이명박 정부에서 본부 국과장급 인원이 대폭 축소된 후 10년 만에 이뤄지는 최대 규모의 조직 변화다.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 국무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초 시행될 전망이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김 장관은 지난 연말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평화통일 기반 구축에 역점을 두겠다”며 “통일부 조직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위한 남북협력기금도 지난해보다 9% 증액한 1조2056억원을 확정했다. 통일부는 평화경제 구현을 위한 한반도 미래 인프라 구축과 국민이 체험하는 평화 확대에 중점을 두고 기금을 편성했다.
통일부는 남북관계 경색국면에도 남북협력기금을 증액한 것과 관련해 “남북협력기금은 다른 부처의 기금과 다르며 북한과 합의하기 전까지 집행이 안 되는 예비적 재원”이라고 설명했다. 즉 문서상의 돈으로, 향후 상황 변화를 미리 대비하는 성격의 예산이란 얘기다.
◇개선 조짐 없는 남북관계, 부담 커지는 정부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3일회의가 30일에 계속 진행 되었다고 31일 보도했다. 조선로동당 김정은 위원장이 1일회의, 2일회의에 이어 보고를 계속했다고 방송했다. 2019.12.31.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문제는 남북관계가 전혀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북한 매체를 통해 신년사 격(格)으로 발표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결과 보도에서 ‘남북관계’ 언급은 전무(全無)했다.
이는 지난해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이후 북미협상의 교착국면이 지속됨에 따라 중재자로서 남측의 역할에 대한 한계와 그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실망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018년 9월 평양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영변 핵폐기’를 넣었고, 북한이 이를 토대로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시도했지만 ‘하노이 결렬’ 결과로 인해 남한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해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원색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민족끼리는 전날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에 '궤변', '철면피'라며 “조선반도를 대결국면에 몰아넣은 남조선 당국은 대가를 고달프게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체는 지난달 23일에는 문 대통령의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에 맞춰 ‘미국 꼭두각시’, ‘우둔한 짐승’ 등 거친 표현을 썼다. 북한은 남북대화 주무부처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서도 문 대통령을 ‘삶은 소대가리’라고 하는 등 대남비난의 도를 넘어서고 있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