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丁, 협치·경제에 최적 후보"…13일께 본회의 표결 방침
한국당 "삼권분립 훼손·도덕성도 문제"…'丁 부적격' 부각 주력
수사권 조정안·유치원3법 등 금주 처리 주목…한국당 '필리버스터' 변수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방현덕 기자 = 남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 정국'이 막 올랐다.
국회는 7일과 8일 이틀간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청문회에 이어 국회 임명동의(인준)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정 후보자 인준을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은 격화할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 인준 절차를 15일 이전에 완료한다는 목표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입법부 수장이던 정 후보자가 행정부 2인자로 가는 것은 삼권분립 훼손이라며 부정적이다.
정 후보자 인준을 놓고 여야가 극심한 견해차를 이어간다면 또 다른 패스트트랙 법안인 검경수사권 조정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유치원 3법을 비롯한 민생 법안의 처리에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당이 민생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철회, 법안 처리에 긍정적인 신호가 읽히지만, 두 사안이 맞물리며 새해 초반부터 국회가 삐걱거릴 수도 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의정 경험과 야당을 포함한 폭넓은 인간관계가 협치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각했다. 나아가 기업인이자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으로서 실물경제에 밝은 만큼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 잘 대처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정치인이 성공적으로 총리직을 수행하는 것은 국회와 협치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면서 "정 후보자는 최적의 맞춤 후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도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정치 발전을 위해 의회와의 소통을 넘어 실질적인 협치 모델을 구현해 나가겠다"면서 "21대 총선이 끝난 뒤 제(諸) 정당이 참여할 수 있는 '협치 내각' 구성을 대통령께 적극 건의 드릴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에 대한 반대 입장을 이미 밝힌 한국당은 청문회를 통해 반대 여론 확산에 주력했다.
한국당은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정 후보자가 총리를 맡는 것 자체가 헌법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도덕적 흠결'을 주장했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입법부 수장을 지낸 정 후보자가 행정부 총리로 가는 것은 삼권분립 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청문회에서 후보자 친형과의 금전 관계 및 증여세 탈루 의혹, 재산 신고 누락 의혹, 2004년 경희대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등을 놓고 '송곳 검증'에 나섰다.
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최근 몇 년 간 지출이 수입보다 많았음에도 정 후보자의 전체 자산이 늘었다며 "출처 불명의 돈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2014년과 2015년에는 자녀 두 명의 결혼식 축의금이 각각 1억5천만원 정도 들어왔다"고 해명하며 충분히 소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당시 연구윤리 기준이 지금과 같지 않았다고 답했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에서 정 후보자의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정 후보자의 자료 제출률이 51%에 불과하다"며 "이는 역대 총리 후보 중 가장 낮은 비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경우 (총리 청문회 당시) 요구 건수 대비 제출 비율은 44.1%였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8일 청문회를 마치면 13일께 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서 표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청문회가 끝난 뒤 3일 이내에 심사경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인사청문회법 규정과 4·15 총선 지역구 출마를 위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공직 사퇴 시한(1월 16일) 등을 고려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른바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공조로 무난히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당이 반대하더라도 4+1만으로 과반(148명) 확보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패스트트랙 법안과 관련해 여야는 일단 정면충돌을 피한 가운데 수 싸움에 한창이다.
한국당이 전날 민생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방침을 접으면서 민주당은 9일 본회의를 열어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유치원 3법 등을 순서대로 올린다는 게 민주당의 구상이다.
한국당이 이들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강행할지가 남은 변수다.
한국당은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이나 유치원 3법 자체에 대해 원천적으로 반대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말 '4+1'의 선거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강행 처리에 대한 반발, 나아가 정 후보자 인준 문제 등과 맞물려 '순조로운 처리'에 협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국당이 필리버스터에 나서면 민주당은 다시 '쪼개기 임시국회'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청법 개정안 먼저 처리한 뒤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의 처리 순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정 후보자 인준 표결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사이에 어수선한 상황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한국당에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철회할 것을 재차 요청했다.
이 원내대표는 "유치원 3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 신청은 이제 풀어달라"면서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에 대해서도 전향적 태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oleco@y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국회는 7일과 8일 이틀간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청문회에 이어 국회 임명동의(인준)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정 후보자 인준을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은 격화할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 인준 절차를 15일 이전에 완료한다는 목표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입법부 수장이던 정 후보자가 행정부 2인자로 가는 것은 삼권분립 훼손이라며 부정적이다.
발언하는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
정 후보자 인준을 놓고 여야가 극심한 견해차를 이어간다면 또 다른 패스트트랙 법안인 검경수사권 조정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유치원 3법을 비롯한 민생 법안의 처리에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당이 민생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철회, 법안 처리에 긍정적인 신호가 읽히지만, 두 사안이 맞물리며 새해 초반부터 국회가 삐걱거릴 수도 있다.
여야는 이날 인사청문회와 시작과 함께 정 후보자에 대한 상반된 평가를 내놓으며 일전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의정 경험과 야당을 포함한 폭넓은 인간관계가 협치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각했다. 나아가 기업인이자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으로서 실물경제에 밝은 만큼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 잘 대처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정치인이 성공적으로 총리직을 수행하는 것은 국회와 협치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면서 "정 후보자는 최적의 맞춤 후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도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정치 발전을 위해 의회와의 소통을 넘어 실질적인 협치 모델을 구현해 나가겠다"면서 "21대 총선이 끝난 뒤 제(諸) 정당이 참여할 수 있는 '협치 내각' 구성을 대통령께 적극 건의 드릴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발언하는 이인영 원내대표 |
정 후보자에 대한 반대 입장을 이미 밝힌 한국당은 청문회를 통해 반대 여론 확산에 주력했다.
한국당은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정 후보자가 총리를 맡는 것 자체가 헌법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도덕적 흠결'을 주장했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입법부 수장을 지낸 정 후보자가 행정부 총리로 가는 것은 삼권분립 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하는 심재철 |
한국당은 청문회에서 후보자 친형과의 금전 관계 및 증여세 탈루 의혹, 재산 신고 누락 의혹, 2004년 경희대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등을 놓고 '송곳 검증'에 나섰다.
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최근 몇 년 간 지출이 수입보다 많았음에도 정 후보자의 전체 자산이 늘었다며 "출처 불명의 돈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2014년과 2015년에는 자녀 두 명의 결혼식 축의금이 각각 1억5천만원 정도 들어왔다"고 해명하며 충분히 소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후보자의 논문에는 통편집 수준의 인용 및 표절이 있다"면서 논문 표절 의혹을 파고들었다.
정 후보자는 당시 연구윤리 기준이 지금과 같지 않았다고 답했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에서 정 후보자의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정 후보자의 자료 제출률이 51%에 불과하다"며 "이는 역대 총리 후보 중 가장 낮은 비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경우 (총리 청문회 당시) 요구 건수 대비 제출 비율은 44.1%였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8일 청문회를 마치면 13일께 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서 표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청문회가 끝난 뒤 3일 이내에 심사경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인사청문회법 규정과 4·15 총선 지역구 출마를 위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공직 사퇴 시한(1월 16일) 등을 고려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른바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공조로 무난히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당이 반대하더라도 4+1만으로 과반(148명) 확보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막오른 '정세균 청문정국'…패스트트랙 대치는 일단 소강 국면 |
패스트트랙 법안과 관련해 여야는 일단 정면충돌을 피한 가운데 수 싸움에 한창이다.
한국당이 전날 민생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방침을 접으면서 민주당은 9일 본회의를 열어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유치원 3법 등을 순서대로 올린다는 게 민주당의 구상이다.
한국당이 이들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강행할지가 남은 변수다.
한국당은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이나 유치원 3법 자체에 대해 원천적으로 반대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말 '4+1'의 선거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강행 처리에 대한 반발, 나아가 정 후보자 인준 문제 등과 맞물려 '순조로운 처리'에 협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국당이 필리버스터에 나서면 민주당은 다시 '쪼개기 임시국회'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청법 개정안 먼저 처리한 뒤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의 처리 순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정 후보자 인준 표결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사이에 어수선한 상황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한국당에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철회할 것을 재차 요청했다.
이 원내대표는 "유치원 3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 신청은 이제 풀어달라"면서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에 대해서도 전향적 태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oleco@y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