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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말도 안듣는 사람" 여권도 걱정하는 추미애발 檢 인사태풍

중앙일보 김수민.박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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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말도 안듣는 사람" 여권도 걱정하는 추미애발 檢 인사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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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



‘추미애 발’ 대규모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이른바 ‘윤석열 사단’은 모조리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급속도로 추진돼온 법무부 검찰국장 등 검찰 핵심 보직 ‘탈검찰화’는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윤석열 수족’ 모두 바뀐다



우선 한동훈(27기) 대검 반부패부장, 박찬호(26기) 대검 공공수사부장, 이원석(27) 대검 기획조정부장, 이두봉(26기) 과학수사부장, 조상준 형사부장(26기) 등을 포함한 대검찰청 지휘 라인은 전원 교체될 것이라는 게 복수의 여권‧법조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들은 정권을 향한 수사를 벌였거나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정부와 각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검찰 인사 상황을 잘 아는 한 핵심 관계자는 “과감한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인사는 크게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대검 내부에서도 이미 이 같은 교체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3일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 취임식에 박찬호 대검 공안부장, 한동훈 대검 반부패부장, 조상준 대검 형사부장, 이두봉 대검 과수부장 등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 취임식에 박찬호 대검 공안부장, 한동훈 대검 반부패부장, 조상준 대검 형사부장, 이두봉 대검 과수부장 등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빈자리 누가?



이들의 빈 자리를 누가 채우게 될 지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박상기 전 장관 시절 법무부 대변인에 이어 추 후보자의 청문회준비단을 함께 했던 심재철(27기)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와 조국 전 장관 등 최측근으로 손꼽히는 이종근(28기)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부단장을 검사장으로 승진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임은정(30기) 부장검사의 승진 이동 여부도 주목된다. 추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여성 검사들이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근무환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동문인 이성윤(23기) 검찰국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거론된다.



검찰 반발 “줄세우기” “토사구팽”



검찰 내부에서는 강력한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청와대 등 현 정권을 향한 검찰 수사를 무력화하고, 친정권 인사로 검찰 ‘줄세우기’를 한다는 논란이다.


인사 교체가 확실시되는 한 부장이 이끄는 반부패강력부는 조국 전 장관 가족 비리(중앙지검)와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의 감찰 무마 사건(동부지검)을 지휘했다. 박 부장의 공공수사부는 청와대 하명 수사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중앙지검)을 맡고 있다.

대검찰청. [뉴스1]

대검찰청. [뉴스1]



‘적폐 수사’의 공신들을 토사구팽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우선 이 부장과 한 부장은 최서원(개명전 최순실)‧박근혜 특검 당시 국정농단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부장은 이후 사법농단 수사 등 ‘적폐 수사’를 도맡은 대표적 ‘특수통’이고, 박 부장은 기무사 세월호 유가족 불법 사찰 의혹 등을 지휘한 ‘공안통’이다.

특히 현직 검사들 사이에서는 차장·부장검사에 대한 연쇄 인사이동으로 인해 한바탕 ‘인사 광풍’이 불어 닥칠 것이란 우려가 깊다. 이 때문에 현 정권을 향한 검찰 수사가 무력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고위간부 인사에서 생긴 공백을 후배기수가 메우는 '연쇄이동'에 따라 현 정권 수사실무를 담당해온 부부장 검사들이 승진을 이유로 흩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탈검찰화’ 속도 조절



다만 법무부 검찰국장은 기존 원칙대로 검사를 임용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추 장관은 검찰을 적으로 돌리기보다 ‘함께 가야’한다는 소신이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추 장관은 취임사에서 안과 밖의 호응이 병행하는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사자성어를 직접 넣었다고 한다.



靑‧秋…탈검찰화 불협화음?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 취임식 [연합뉴스]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 취임식 [연합뉴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검찰 핵심 보직을 놓고 추 장관과 청와대 간에 불협화음이 일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최근까지도 청와대가 진보 성향 판사 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하는 파격을 검토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법무부 검찰국장 발탁설이 돌던 황희석 법무부 인권국장이 최근 갑자기 사의를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다만 황 국장은 이날 “언론에서 거론되는 어떠한 직책도 제안받은 적도, 원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여권 “추 장관,‘마이웨이’ 걸을까”우려



그런 만큼 여권에서는 추 장관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추 장관 특유의 강한 소신이 ‘독단’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2009년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던 추 장관의 ‘마이웨이’ 일화가 대표적이다.

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에게 회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에게 회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추 장관은 당시 민주당 소속 환노위원장인데도 불구하고 노동 관계법 개정을 반대하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을 회의장에서 강제로 퇴장시킨 다음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의원만으로 노동법 개정안을 3분만에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되레 민주당 등 야당에서 ‘날치기’라는 원성이 터져나왔다. 한 여당 의원은 “(추 장관은) 본인 스타일이 확고하다, 끝까지 밀어붙인다”며 “청와대의 말을 듣는 사람이 아니다”고 평했다.

김수민‧박태인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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