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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슈 한반도 덮친 미세먼지

미세먼지 300=위험인데 7700 찍은 호주…마스크 품귀에 정부는 "외출자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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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호주 수도 캔버라가 산불로 인해 미세먼지에 뒤덮였다. 사진은 원래 국회의사당이 보여야하는 자리이지만 2일 현재 대기질 악화로 인해 안 보인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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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9시 현재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국제 척도인 AQI(대기질 지수) 기준으로 78이다. 같은 시각 호주 시드니의 AQI 지수는 1370이다. AQI 지수가 200이 넘으면 ‘위험’으로 분류된다. 그나마 새해 첫날이었던 1일의 수치였던 1640에선 조금 내려갔다. 전세계에서 최악인 수치로, 살인적 수준이다. 화마에 이어 미세먼지까지 호주를 덮친 셈이다.

보건부의 건강 담당 국장인 폴 더그데일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15년 전AQI대기질 측정을 시작한 이래 최악”이라고 밝혔다. 한때 산불 발생 지역 중 하나인 모나쉬에선 7700이라는 이례적 수치까지 나왔다.

AQI는 초미세먼지(PM 2.5), 미세먼지(PM 10), 오존(O3), 이산화질소(NO2), 일산화탄소(CO), 아황산가스(SO2)의 무게를 측정해 합산한 수치다.

미세먼지 마스크 품귀 현상도 벌어졌다. 호주 보건부는 6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현재 취약계층에게 우선적으로 마스크를 공급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최대한 빨리 상황을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기를 피하는 최고의 방법은 문과 창문을 닫고 실내에 머무르는 것”이라는 충고를 내놨다. 사실상 정부 당국도 어찌할 바 없다고 인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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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호주 캔버라의 시민들이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에 나선 모습. 산불로 미세먼지 농도까지 악화한 호주에선 마스크 품귀 현상까지 벌어졌다. [신화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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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는 산불 대책에도 복병이다. 호주 내무부는 6일 산불 비상 대책을 담당하는 직원들을 출근시키지 않고 재택근무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수도 캔버라 전체가 연기와 미세먼지로 뒤덮였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48시간 동안 출근하지 말 것을 지시받았다고 호주 지역 SBS뉴스는 전했다.

호주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AQI지수 7700으로 최악의 대기 질을 기록한 모나쉬 지역의 폴 리드 모나시대학 교수는 “AQI지수는 300을 넘으면 환자ㆍ노약자뿐 아니라 일반인까지 건강이 악화하게 되는데 이미 시드니 등에선 300을 넘기고 있다”고 전했다.

의사라고 자신을 밝힌 캐서린 에어스는 지난 1일 “연기는 이미 실내에까지 다 침투했다”며 “사람들은 모두 얼이 빠져있고 공포에 떨고 있다”는 트윗을 올렸다.

캔버라 시에 거주하는 기후변화 과학자인 소피 루이스는 가디언지에 “이런 최악의 대기 질은 경험해본 적이 없다”며 “2살인 딸을 생각해서라도 이 도시를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호주 시민들 모두 스마트폰에 미세먼지 측정 앱을 설치하는 건 이제 옵션 아닌 필수라고 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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