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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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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통합 급한 黃 "유승민·안철수·이언주 모두 각개접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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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공천관리위원장도 늦춰달라”

새로운보수당은 5일 창당 대회

유승민 “8석→80석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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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새해 국민들께 드리는 인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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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의원, 안철수 전 대표는 물론 이언주, 이정현 의원 등 가능한 모든 분과 접촉해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당 관계자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5일 “황 대표가 ‘이 분들과 잘 통하는 인사들을 선정해 각개 접촉을 해서라도 설득에 나서자’고 당부했다”며 “하루라도 빨리 통합의 구체적 성과를 내자는 게 황 대표 의중인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황 대표는 이번주 예정인 당 공천관리위원장 발표도 “좀 더 미루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주변에 말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통합 전에 한국당에서만 공천관리위원장을 정하면 유 의원, 안 전 대표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게 황 대표의 판단”이라며 “공천관리위원장을 함께 논의하자고 할 정도로 통합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극복하고 우파가 통합하기 위해선 탄핵 문제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황 대표가 연일 통합을 외치는 건 보수통합 지형이 날로 급변하고 있어서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계복귀 선언, 새로운보수당 창당 등이 맞물린 보수통합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진 상황이다. 안 전 대표는 명확한 ‘노선’을 밝히지 않고 있고, 새보수당 측도 “통합도 중요하지만 당에 대한 국민의 판단부터 받아보겠다”는 입장이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서 ‘의석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낀 한국당 일각에선 보수 분열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한 한국당 중진 의원은 “현재까지 스코어는 냉정히 말해 통합이 아닌 보수 분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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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중앙당창당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새로운보수당'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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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복잡한 통합 지형 속에서도 “적어도 총선 전까진 어떤 해답이든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보수 진영에 퍼지고 있다. 이날 새보수당과 안철수계는 물론 군소 보수 진영에서도 한국당을 협상 대상으로 거론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핵심 관계자는 “양측 모두 통합만은 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설 전까진 통합에 대한 결론을 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 전 대표의 귀국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한 바른미래당 의원은 “비공식 채널로 황 대표, 유 의원 측과 발전적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현안 공부’ 목적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자료를 요청해 받았다고 한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이정현 무소속 의원도 이날 통합과 관련해 “대화는 얼마든지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창당을 주도하는 ‘미래를 향한 전진 4.0’ 관계자도 “창당 작업과 병행해 한국당 측과도 물밑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대표가 ‘연초 출범’을 거론했던 범보수 통합추진위원회 구성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당 외곽에서 꾸준히 보수 통합의 목소리를 냈던 박형준 동아대 교수 등이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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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중앙당창당대회에서 유승민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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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 속에 새보수당은 5일 첫 발을 내디뎠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유 의원은 “저는 농담 같은 거 잘 할 줄 모른다. 현재 8석을 반드시 80석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보수통합 의지와 함께 ‘우리를 8석 정당으로 취급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내비친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창당 대회에는 안철수계 권은희·이동섭 의원도 함께했다. 특히 권 의원은 단상에 올라 “유 의원의 지난 물음에 답하겠다”고 했다. 앞서 3일 유 의원은 안 전 대표를 겨냥해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치자는 창당 정신에 여전히 동의하시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권 의원은 “창당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가 다시 만나는 날이 짧으면 짧을수록 새로운 대한민국은 빨리 열릴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가까운 시일 내에 같은 팀에서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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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이 5일 공식 창당했다. 창당대회 행사 초대장은 '티켓'을 콘셉트로 만들었다. 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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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새보수당의 초대 책임대표는 하태경 의원이 맡았다. 이날 유 의원 등 당 인사들은 ‘젊은 보수’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듯 청바지에 하얀색 티를 맞춰 입었다. 행사 초대장은 ‘탑승 티켓’ 디자인으로 만들었는데, 앞서 “보수통합 열차에 탑승해달라”는 황 대표의 발언과 맞물려 화제를 모았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그 티켓이 통합열차에 탑승하는 티켓이길 바란다”고 했다.

새보수당 창당 대회에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축하 화환을 보냈지만 한국당 화환은 없었다. 새보수당이 갈라선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측 화환도 없었다.

손국희·윤정민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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