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벌금 500만원·7명 100만∼300만원 구형…법원 결정 주목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1월 2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 등 여야 의원 28명, 보좌진·당직자 8명 등 총 37명을 불기소 또는 약식 기소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26일 새벽 더불어민주당 당직자와 국회 관계자들이 여야4당의 수사권조정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빠루'와 `망치'를 사용해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이 점거한 국회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는 모습. 2020.1.2 |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이동환 기자 = 검찰이 이른바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약식 기소한 자유한국당 의원 9명 중 2명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구형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복수의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3일 오후 열린 '패스트트랙 기소 대책 회의'에서 이 같은 검찰 구형량 등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통화에서 "약식 기소된 A 의원과 B 의원은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 형을, 나머지 7명은 벌금 100만∼300만원을 각각 구형받았다"고 말했다.
벌금 500만원이 구형된 A 의원은 통화에서 "검찰이 제가 국회선진화법상의 '회의 방해'를 주도한 것으로 본 것 같다"며 "법원의 결정이 어떻게 나오는지 본 뒤 정식재판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제166조는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폭력행위를 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 법 조항을 위반해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의 확정되면 의원직도 상실한다.
약식기소란 검찰이 공판 대신 서면심리만으로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판사는 검찰 청구대로 약식명령을 내리거나 당사자를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할 수 있다. 약식명령의 형량은 검찰 구형량보다 낮아질 수도, 높아질 수도 있다.
당사자는 약식명령 고지를 받은 뒤 7일 이내에 정식 재판을 청구해 무죄를 주장할 수 있다. 당내에선 법원이 4월 총선 이후 약식명령을 내릴 거란 예상과 오는 2월 법원 정기인사 전 결론을 낼 수 있다는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한국당은 당 법률자문위원회 소속 변호사뿐 아니라 외부 로펌을 선임해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국회선진화법 외 다른 혐의에 대한 약식기소 구형량과 일부 의원들에 대한 불기소 이유 등을 파악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4월 공직선거법 개정안·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설치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벌어진 여야 의원 간 물리적 충돌을 수사한 끝에 지난 2일 황교안 대표와 의원 13명을 재판에 넘기고 의원 9명을 약식기소했다.
이와 관련해, 황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3일 대책회의에서 황 대표는 '기소된 의원들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한 참석 의원은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당내 경쟁자나 상대 당 후보가 기소 사실을 두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만큼 '정치적 배려'를 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황 대표의 말은 기소 의원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모두 무죄를 받게 하는 데 당력을 결집하겠다는 뜻이었다"고 언급했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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