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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양심적 병역거부` 잇단 무죄…대립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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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무죄 판결을 내놓은 이후 각급 법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관련 재판에서 무죄 선고가 줄을 잇고 있다. 법원 밖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 방안 역시 법제화되는 등 이들을 위한 제도 변화는 잇따르고 있으나 여전히 의견 대립과 갈등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2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이내주)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선고공판에서 다수의 무죄 선고를 내렸다. 1심은 유죄 선고를 받았지만 이를 뒤집은 판결만 해도 3건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여호와의 증인 신자로서 진지한 종교적 양심 때문에 입영을 하지 않은 것이고 이는 병역법상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향토예비군설치법과 예비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심적 예비군 거부자' 송 모씨(33)에게도 이날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여호와의 증인 교리를 바탕으로 예비군훈련을 받을 수 없다는 양심을 형성했고 그 신념이 확고하며 진실해 진정한 양심에 따라 예비군 훈련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판결 양상에 부응하듯 지난달 30일 법무부는 2020년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양심적 병역거부 사범 1879명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대체복무제 입법도 완료됐다. 법안은 교정시설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체복무기관에서 36개월 동안 합숙 형태로 대체복무를 할 수 있게끔 길을 열어줬다.

이 같은 제도 변화에도 갈등 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 진보 시민단체들은 이번 법 개정을 '징벌적 성격의 대체복무'로 규정했다. 대체복무 기간과 고역의 정도가 과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군인권센터, 참여연대 등은 논평에서 "대체복무제는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보호하기보다는 오히려 침해하고 있으며, 제도 시행의 편의를 위해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역사적 의미를 퇴색시키는 법을 통과시킨 국회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진실한 양심 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단순 병역 회피용으로 악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병역을 마쳤거나 복무 중인 경우와 비교했을 때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장교 출신 예비역 최 모씨(29)는 "정당하게 병역의무를 다한 사람은 마치 비양심인 것처럼 매도되고 있다"며 "종교적 신념을 법과 제도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건 이기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도를 마련했음에도 '과하다'고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는 입장도 있다. 밀리터리 커뮤니티에서 활동 중인 안 모씨(30)는 "병역거부자를 제도권으로 편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변함없이 인권침해를 외치는 건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윤균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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