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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눈물 흘린 원조 ‘친박’ 한선교 “떠날 때…박근혜 대통령에 정말 죄송, 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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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 “원조 ‘친박’…부끄럽게 생각한 적이 없어” /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감옥 가…인간적인 눈물을 흘리게 한 것”

세계일보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며 눈물을 닦고 있다.뉴시스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오는 4·15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2일 공식 선언했다.

한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시간적으로 볼 때나 저의 능력으로 볼 때, 또 당의 사정으로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나라의 지금의 형편을 볼 때 저는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2004년부터 2020년 올해까지 16년간 이곳 여의도 국회에서 생활을 했다. 참 긴 시간이었다”며 “그것이 저를 이제까지 받아주고 키워주고 보호해주고 격려해줬던 당에 대한 저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요즘 국회의 불편한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께서 한국당에 대해 질타의 말씀을 많이 하셨다. 한국당이 왜 변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저에게 직접 하신 분도 많았다”며 “저의 이 작은 결심이 국민 여러분들의 이러한 요구에 조금이나마 답하는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이에 더해 “당내에서 불출마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다시 당으로 복귀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그분들은 이미 본인들이 벌거숭이가 됐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국민들은 그들의 벌거숭이 모습을 다 보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세상을 떠난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정치는 허업이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열심히 일해도 나의 소득은 없고 국민에게 주기 때문에 열매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허업의 반대는 열매 실 자를 써서 실업일 것이다. 패스트트랙 통과를 볼때 의원들은 자신들이 열매를 따먹기 위한 실업을 하고 있다. 정치는 허업임을 가슴에 새기고 21대 국회를 준비하라”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마지막으로 제 의원 생활 중에 탄핵되시고 감옥에 가신 박근혜 대통령께 정말 죄송하다. 저를 용서해 달라”며 울컥한 듯 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발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이 떠날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떠나는 것이다. 어떠한 이유가 없다”며 “다만 대한민국이 지금과 같은 정치 구도에서는 절대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국민들에게 저의 작은 결심이 전해져서 자유우파가 소생할 수 있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비례한국당에 갈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일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 대해서는 “죽음을 각오하고 단식하고 투쟁하며 현재 존재하는 정치판에서 유일하게 진정성을 보여준 정치인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황 대표가 창당 수준의 공천 쇄신을 하려고 하면 인간적으로 어려운 일을 하는 것에서 그 길을 조금 터 준다고 할까. 작은 희생이 그 분의 일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제가 사무총장직에 있었던 만큼, (황 대표) 측근 중에서 불출마하는 분이 나오면 공천으로 국민 신뢰를 받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하기도 했다.

경기 용인을 지역구로 꾸준히 당선되어온 만큼 수도권에 대한 염려에 대해 묻자 “저희 지역구도 제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 열심히 뛰면 이길 수 있다. 현역 있는 지역구는 제가 보기엔 두세군데 빼고 모두 다시 지킬 수 있다”며 “혁신의 기대를 보여주기 위해 새로운 각오로 공천이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저는 소위 원조 ‘친박’이지만 부끄럽게 생각한 적이 없다. 저를 대변인 두 번 시켜주신 분이고 저는 그분을 존경한다. 감옥에 가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탄핵은 또 다른 문제다. 그것을 막아주지 못한데 대해 개인적으로 그분에게 용서를 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를 사랑해주고 격려해주고 제가 존경하는 박 전 대통령이 감옥 가 있고 탄핵을 당했다는 인간적인 정이 제게 눈물을 흘리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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