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이슈 물가와 GDP

역대 최악 저물가…디플레이션은 아니라는 정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최우영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 제기동 경동시장에서 장바구니를 든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8~9월 마이너스까지 기록했던 물가는 연말 들어 서서히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0%대다. 특히 계절적, 일시적 충격 요인을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이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농산물과 석유류의 가격 하락 등 공급측 요인이 올해 소비자물가를 끌어내렸기에 이 효과가 완화되는 내년에 서서히 물가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위축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내년에도 디플레이션에 준하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5로 1년 전보다 0.4% 상승했다. 1965년 관련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2.0%)보다는 1.6%포인트 낮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0.2% 상승에 그쳤다. 신선식품지수는 5.1% 하락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변동률을 나타낸다.

계절적·일시적 요인에 의한 충격을 제거하고 물가의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되는 농산물 및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0.9%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0.7% 올랐다.

정부는 수요 부진에 따른 저물가 지속 현상인 디플레이션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일부 공산품 등의 출고가 인상이 반영되고 농산물, 석유류 등 올해 하락을 주도했던 것들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물가가 올라갈 것"이라며 "지금으로써는 디플레이션을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내년에는 올해보다 높은 1.0%의 물가 상승률을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물가를 끌어내리는 데 농축수산물(-0.13%p), 석유류(-0.26%p) 등의 영향이 컸다. 농축수산물은 양호한 기상여건과 사육 마릿수 증가로 공급이 늘어나며 연간 1.7% 떨어졌다. 석유류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0.2% 하락했다.

내년에 이 같은 외부요인이 사라진다 해도 새로운 하락 요인들이 나타날 전망이다. 현재 고3만 대상으로 실시되는 무상교육이 내년부터 고2까지 범위를 넓힌다. 매년 확대되는 건강보험 보장성 역시 물가를 떨어뜨릴 요인으로 꼽힌다.

저물가 기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년 경기 반등을 통해 소비자와 기업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수요 촉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내년 물가 회복은 올해 워낙 나빴던 수치들의 기저효과에 의한 것이지 경기 회복의 효과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성 교수는 "올해의 저물가는 GDP 성장률과 다른 실물지표들의 부진이 결합된 결과이기 때문에 상당한 디플레이션 또는 디플레이션에 가까운 상황이 진행중인 것으로 봐야 한다"며 "결국 수요 부진이라는 저물가의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기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최우영 기자 young@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