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 "무거운 책임 느껴…조사 방해하는 일 없을 것"
4·16연대 "김기수는 2차 가해자"…보수단체 맞불 집회도
특조위 회의 참석 못하는 김기수 |
(서울=연합뉴스) 장우리 기자 =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비상임위원에 임명된 김기수 위원이 세월호 유족의 저지로 24일에 이어 31일 또다시 특조위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김 위원은 31일 오전 10시께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20층의 특조위 전원위원회 회의장으로 가던 중 "자격 없으니 당장 돌아가라"는 유족의 반발에 가로막혔다.
김 위원은 "회의에 꼭 참석해야 한다. 특조위 활동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세월호 조사를 방해하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유족들을 설득하려 했다.
그러나 유가족 20여명은 "신뢰도 없는 사람에게 조사를 맡길 수 없다"며 그를 막아섰다. 일부는 현수막을 들고 김 위원이 지나갈 수 없도록 회의실로 통하는 입구를 봉쇄했다.
김 위원은 유족과 20여분간 대치하다 결국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이날 전원위원회는 김 위원이 불참해도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특조위는 밝혔다.
특조위는 지난 24일에도 김 위원이 회의장에 들어오지 못하자 이날 오전 10시로 전원위원회를 연기한 바 있다.
변호사인 김 위원은 자유한국당이 지난 8월 야당 몫의 신임 특조위 비상임위원으로 추천해 지난 20일 임명됐다.
김 위원은 이른바 '사법농단'을 통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방해했다는 의혹으로 현재 특조위의 조사 대상에 올라 있는 상태다.
또 김 위원이 2016년부터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프리덤 뉴스'는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에 비유하고 5·18 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 등을 보도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지난 20일 특조위에 "김 위원이 세월호 참사 관련 자료에 접근하거나 회의에 참석하는 일을 막아 달라"는 취지의 '제척·기피 신청'을 제기했다.
4.16연대,가습기 피해자 '김기수 비상임위원 사퇴하라' |
이날 전원위원회에 앞서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와 가습기살균제참사네트워크는 오전 9시께 포스트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2차 가해자인 김기수는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집회 장소 인근에서는 자유대한호국단·턴라이트 등 보수 성향 단체가 세월호 유가족을 비판하는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 눈치 보는 특조위는 즉각 해체하라'고 쓰인 노란색 현수막을 펼쳐 들고 "언제까지 아이들을 이용할 거냐", "특조위의 공무 집행을 방해하지 말라"고 말했다.
특조위 측은 만일의 폭력 사태에 대비해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했으나 충돌은 없었다.
iroow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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