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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물가와 GDP

올 물가 0.4% 상승…역대최저 'D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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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외환위기·메르스 악몽' 때보다도 낮아

1~12월 0%대 물가, 역대 최장

근원물가 0.9%상승해 20년來 최저

아시아경제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김민영 기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며 연중 내내 0%대 물가가 이어졌다. 저물가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소비 부진→ 생산감소→ 물가 하락의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면서 디플레이션으로 진행할 수 있다. 정부는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 관련 지표가 내년에는 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5(2015=100)로 전년대비 0.4% 상승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9년(0.8%)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로 경기가 크게 위축됐던 2015년(0.7%)이 유일하다. 연간으로는 올해 1월부터 12개월 연속 0%대 물가 상승률을 나타냈다. 역대 최장기간이다.


물가 하락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가 주도했다. 상품별로 보면 석유류 외 공업제품(0.5%→0.7%)과 전기ㆍ수도ㆍ가스(2.9→1.5%)의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높았으나 농축수산물(-1.7%), 석유류(-5.7%)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수요 측 상승압력이 크지 않은 가운데 농ㆍ축ㆍ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 및 기저효과, 무상교육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로 역대 가장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석유류와 같이 경기 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하고 물가의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근원물가지수도 낮았다. 근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0.9% 오르며 1999년(0.3%)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 없이는 내년 국내 경제가 '디플레이션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투자와 시장의 소비를 밀어올려 주기 위한 정부의 '빅푸시(big push)' 정책이 절실하다"면서 "역량을 결집해야 하는 이 시기를 놓치면 향후 국내 경제는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원 과장은 "농산물, 석유류 등 올해 하락을 주도했던 품목들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디플레이션은 지금으로서는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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