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김씨 빈소가 마련된 안산고려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사진=정경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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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잡으면 가장 먼저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이번 정부에서 의지가 남아 있는지 의심스럽다."
최근 트라우마와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세월호 유가족 고(故) 김모씨(49) 추도사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은 세월호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무관심을 꼬집었다. 이들은 "애들 문제는 우리가 꼭 해결할테니 푹 쉬라"며 김씨의 영면을 빌었다.
김씨의 발인은 31일 오전 5시30분 고려대병원 안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족과 세월호 유가족만 참여한 채 천주교 예절에 따라 진행됐다. 상주인 큰아들 김모씨(24)와 김병권 '0416단원고가족협의회' 대표는 각각 추도사로 고인의 넋을 기렸다. 김씨는 이날 오전 11시30분 안산 하늘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김병권 대표는 추도사에서 "날씨가 추워지는 날에 우리의 세월호 가족 6반 ○○아빠를 영원히 보내드리는 자리에 섰다"며 운을 뗐다.
추도사에는 김씨의 극단적 선택을 미리 막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는 단원고 가족들의 마음이 드러나 있다. 김 대표는 "고인은 내면적으로는 곪아터진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며 "엊그제 김씨가 전혀 힘든 내색 없이 술잔을 기울이던 모습이 생생한데 황망하게 우리 곁을 떠나갔다"고 말했다.
추도사에는 정치권에 세월호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메세지도 담겼다. 김 대표는 "아이들을 보낸 지 6년이 다됐는데 세월호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정권을 잡으면 세월호 문제를 제일 먼저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해결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수수방관 하지 말고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신속히 나서야 하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세월호 아이들을 정쟁의 대상으로 쓰지 말고 진상규명 작업을 방해하지 말라"고 했다.
단원고 가족들은 김씨가 염원하던 세월호 문제 해결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아이를 같이 잃는 순간 가족, 형제가 됐다"며 "아이들 일은 우리에게 맡기라"고 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6반 김모군 아버지인 김씨는 이달 27일 경기 화성시 도로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근처 본인 사무실에 유서 형식의 동영상이 남겨져 있었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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