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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빠르면 다음주 안에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가능해질 태세다. 무역 이슈로 시작해 홍콩·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로까지 확대된 미·중 간 갈등이 한단계 완화될 계기가 될 전망이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측 무역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번 주말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위해 미국행을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류 부총리는 다음달 4일 워싱턴을 방문해 중순까지 미국에 머무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먼저 중국측에 방문 요청을 보냈고 중국이 이를 수락했다.
류 부총리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위한 미국 방문 예고와 관련해 아직 양측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양측에서 모두 곧 합의가 있을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곧 1단계 합의를 마무리하고 2단계 합의를 위해 이견을 좁히는 절차를 시작할 가능성이 커졌다.
추이톈카이 미국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 28일 중국 국영방송 CGTN과의 인터뷰에서 무역합의 서명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며 "우리는 항상 약속을 지키며, 우리가 한 약속은 항상 이행할 것이다. 미국도 약속대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국 안에서도 곧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빠른 시일 내에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이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데 이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1월 첫째 주에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ㆍ제조업 정책국장 조차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합의문 서명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나바로 국장은 "합의는 이뤄졌고 가방에 집어넣는 일만 남았다. 현재 번역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아마도 다음 주 정도 서명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1단계 합의문은 지식재산권, 강제 기술이전 문제뿐만 아니라 환율조작 이슈도 반영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 내에서 대중국 매파를 이끄는 나바로 국장의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더 좋은 조건의 무역 합의를 요구하는 압력에 더이상 직면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제사회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이 무역전쟁의 종식으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무역전쟁 봉합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으로 일단 확전을 막았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특히 최근 미·중 간 갈등 양상이 단순한 무역 이슈를 넘어 첨단기술·인권 이슈로 번지고 있는 만큼 1단계 합의가 양국간 긴장 국면을 다소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다음달 3~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프로스 등 중앙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중국의 동맹국들과 신장위구르자치구 이슈를 논의할 것으로 예고돼 있어 미·중 간 인권 이슈를 둘러싼 긴장감은 고조된 상황이다. 미 국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중앙아시아 순방길에 중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 안에 설치해둔 '강제 수용소'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국가 관계자들과 만나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SCMP는 "류 부총리의 다음주 미국 방문 기간 동안 1단계 무역합의가 최종 성사되면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의 치열한 무역전쟁도 휴전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며 "최근 몇달 동안 미국 안에서 홍콩 및 신장 지역과 관련한 인권·민주주의 법안 시행 움직임이 있었던 만큼 양국 간 고조된 긴장감 수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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