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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세월호 탔던 아들 곁으로…고요했던 아버지의 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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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안산(경기) = 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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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안산 단원고 세월호 희생자 김군 아버지 빈소가 마련된 고려대학교안산병원 장례식장 111호. /사진=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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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김모씨(49)의 장례식이 조용히 엄수됐다. 세월호 유가족과 안산시민들도 조용히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6반 김모군의 아버지 김씨를 배웅했다.

지난 27일 숨진 김씨의 빈소는 안산 단원구 고려대학고 안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날 오후 1시30분쯤 빈소 옆 조문객 식당에는 조문객 20여명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용기 사단법인 '04·16 단원고 가족협의회' 간사는 "안산과 서울, 경기 등 많은 곳에서 시민들이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장례식은 '세월호 가족장'으로 진행했다. 빈소 입구에는 국무총리, 국회의원,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등에서 보낸 근조기 10여개와 조화 30여개가 놓여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는 빈소 안쪽 김씨 영정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적막 속으로 생전 그가 다니던 와동 성당 교인들의 기도소리가 흘러나왔다.

'정무 아빠' 한상철 가족협의회 트라우마분과장은 "김씨가 생전 성당을 열심히 다녔다"며 "사고 이후에도 밝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고 회상했다. 한 분과장은 "생전 공인중개사이자 부동산 유튜버였던 그는 자신이 새로 안 지식을 사람들에게 자주 공유했고, 친교 모임을 잘 만들고 주도할 정도로 활달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참사 이후인 2017년 제28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 합격해 화성에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했다. 컴퓨터 학원을 운영했던 김씨는 참사에서 받은 충격으로 힘들어 하다 공인 중개사 자격 증을 획득했다.

한상철 분과장은 "김씨가 수능 시험을 보지 못하고 떠난 아들을 대신해 공부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2년여만에 자격증을 획득했다"며 "충격을 이겨내고 공부에 전념할 정도로 에너지 넘쳤던 그의 극단적 선택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용기 간사는 "밝은 김씨를 앗아간 우울증이 정말 무서운 병"이라며 "생전 김씨가 안정제를 한 번에 40여알씩 털어 넣었기도 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 간사는 "세월호 유족들은 안산 온마음센터에서 정신건강 상담을 받고 안산 고려대병원에서 처방받을 뿐"이라며 "센터 인력과 예산 40억원은 유가족의 건강을 추적 관리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김씨 둘째 아들의 고등학교 동창 이모씨(24)는 "시민들의 관심이 유가족 트라우마 치료 시설 확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하철 역 등에서 세월호 진상규명 등 서명받을 때 보면 나와 같은 2030세대의 참여가 소극적이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김씨는 지난 27일 경기 화성시 도로에서 주차된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인근을 지나던 화물차 운전자의 신고로 발견됐다. 유서 대신 인근의 김씨 사무실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동영상이 있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다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안산(경기) = 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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