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10대 사건·사고-上]
클럽 버닝썬.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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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이 불러온 승리 게이트, 경찰의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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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클럽 버닝썬에서 시작된 불길은 연예계는 물론 경찰까지 집어삼켰다. 단순 폭행 신고였던 사건은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버닝썬을 운영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경찰 유착, 마약 수사로까지 번졌다. 이 과정에서 가수 정준영(30)과 최종훈(30)의 불법촬영·성폭행이 수면 위에 드러나며 처벌을 받았다.
판도라 상자였던 이들의 단체 카카오톡에서는 '경찰총장'(경찰청장의 오기) 표현이 등장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실제 경찰청장은 아니었지만, 청와대에 근무하던 윤모 총경 승리의 동업자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에게 접대를 받고 사건을 알아봐 줬다는 사실이 드러나 경찰과 연예인, 유흥업소 간 유착고리가 드러났다. 사건을 처음 다뤘던 강남서는 최대 70%를 인사 교체하는 대대적 쇄신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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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3세부터 연예인까지, '보급형 뽕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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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7차례 마약투약혐의로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구속됐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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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난히 SK·현대에 CJ까지 재벌그룹 3세의 마약 사건이 잇따라 터졌다.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의 장녀 홍모양(18)도 인천공항에서 대마를 밀반입하다 적발됐다.
이들은 모두 해외 유학 생활을 하다 마약을 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수 박유천(33)은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거짓 기자회견을 연 뒤 구속되는 황당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영화 극한직업의 대사처럼 '보급형 뽕의 시대'가 온 것일까. 국정원은 우리나라가 해외 마약 밀매 조직들의 타깃이 됐다고 보고 있다. 국정원 국제범죄 담당 요원은 "국내에 마약이 대량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는데, 이를 막지 못하면 외국처럼 누구나 마약을 쉽게 접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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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또 집회, 광화문 '텐트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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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에 농성천막 자진철거를 계고한 가운데 지난 6월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돼 있는 천막에 당원 및 관계자들이 모여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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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상징이던 광화문광장은 2019년 보수의 성지로 변모했다. 그 중심에는 지난 6월 대한애국당이 펼친 '텐트(천막) 농성'이 있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에서 숨진 시위대 5명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텐트를 기습 설치했다. 철거를 두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었으나, 끊임없는 게릴라식 텐트 설치로 판정승을 거뒀다.
텐트 집회는 개천절 광화문 집회를 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으로 계승됐다. 이들은 청와대 사랑채 인근 도로를 점유하고 텐트를 설치했다. 인근 주민·맹학교와 갈등을 빚는 상황에도 3달 넘게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이달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반발하는 진보단체도 광화문에서 1박 2일 기습 농성을 벌이는 등 '텐트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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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분노한다" 조국 사태가 부른 서초동·대학가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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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제4차 조국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 참가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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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과정에서 불거진 자녀 특혜입시의혹과 사모펀드 불법투자의혹은 곳곳에 촛불을 불태웠다. 딸 특혜 의혹은 '공정' 가치에 민감한 20대가 촛불을 들게 했고, 조국 전 장관과 그 가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찬반 양론으로 나뉜 집회가 주말마다 서울 곳곳을 채웠다.
정치세력의 개입으로 집회 순수성이 변질했다는 지적에도 대학가 촛불집회는 한 달 넘게 이어졌다. 대학가 밖에서도 조국 이슈를 두고 민심이 갈렸다. 광화문에서는 '조국 사퇴'를 서초동에서는 '검찰 개혁'을 외치는 목소리가 매주 계속됐다. 대학가 촛불집회와 도심 맞불 집회는 조 전장관의 사퇴로 세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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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못 했지만, 불매운동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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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고등학교학생연합 학생이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제품 불매 선언'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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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의 시작을 알린 소식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였다. 7월4일부터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반도체 부품 등 수출규제가 단행됐다. 적반하장 식 보복 조치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NO JAPAN' 일본 상품 불매운동으로 번졌다. 일회성에 그치리라는 예상과 달리 일본 여행 발길이 뚝 끊기고 유니클로, 편의점 일본 맥주 등의 매출이 급락했다.
반일 감정이 격화하며 매일 광화문광장 등 도심에서는 반일 시위가 열렸다. 정기수요시위에는 1000여명이 넘는 시민이 참석하기도 했다. 1400여 차례를 맞으며 가장 많은 인원이다. 매주 수요일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아베 규탄"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양국은 문제 해결을 대화 국면에 들어섰지만 국민의 불매 운동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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