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박원순 시장 8년 동안 집값 안정 위해 뭘했나” 질타
오세훈 전 시장 송파장지지구 대비 간접비 7.5배, 가산비 16배
26일 위례 호반써밋 송파 분양가 분석발표 기자회견에서 정동영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경실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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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부동산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철저히 환수해 미래세대와 국민 전체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국민공유제를 강구해야 한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부동산 급등 문제를 잡을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라면서 ‘국민공유제’ 도입을 주장하며 최근 한 발언이다. 서울 집 값 상승에 따른 보유세 인상분을 걷어 ‘(가칭)부동산공유기금’을 만들어 싼 값에 공장과 공공주택을 공급하자는 것이 줄기다.
그런데 정작 신도시 개발 단계에서 땅을 민간에 되팔아 막대한 시세 차익을 남기고, 민간건설사는 여기에 이윤을 보태 분양함으로써 결국 국민(수분양자)에게 개발에 드는 부담을 떠넘기고 이것이 바탕이 돼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식의 ‘악순환’은 정부와 공기업이 출발이란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부동산 급등의 책임을 보수 정부에 돌리는 박원순 시장의 ‘남 탓’에 딴지를 걸었다. 지난 26일 국회에서 ‘위례 호반써밋 송파 분양가 분석발표’ 기자회견에서다. 경실련은 이 날 분양을 시작한 위례신도시 A1-2, A1-4 블록의 아파트 건축비는 오세훈 전 시장의 송파장지구와 비교해 간접비는 7.5배, 가산비는 16배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놨다. 박 시장이 최근 연일 지적하는 이른 바 ‘불공정한 출발선’은 실상은 정부의 ‘땅 장사’에서부터 비롯한다는 지적이다.
경실련과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이 공동분석한 결과를 보면 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대표 김세용)는 2016년에 A1-2, A1-4블록을 3.3㎡ 당 744만 원에 매입한 뒤 민간건설사에 3.3㎡ 당 1950만 원에 되팔아 3.3㎡ 당 820만 원, 총 2400억 원(약 9만6000㎡ )의 차익을 남겼다. 개인 토지주들한테 땅을 사들인 뒤 여기에 조성원가를 붙여 되팔기만 해서 이만한 차익을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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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2개 필지의 낙찰가는 A1-2 2760억 원, A1-4 2950억 원 등 모두 5700억 원이었다. 당시 시세는 1조 원으로 주변 보다 4000억 원이 낮았다. 이 2개 필지를 낙찰받은 곳은 호반건설 계열 ‘페이퍼컴퍼니’다. 호반건설은 시세 보다 싸게 토지를 확보하고도 비싸게 분양해 3000억 원 가량의 수익을 남길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에 분양 승인된 건축비는 평균 3.3㎡ 당 1020만 원으로, 정부가 정한 법정 건축비(2019년 9월 기준 651만 원)를 56% 초과한다. 앞서 2011년에 공급된 위례 A1-11과 비교해 건축비는 2배, 간접비는 3.4배, 가산비용은 6.4배다. 과거 오세훈 서울 시장이 분양원가를 61개 항목으로 상세하게 공개했던 송파 장지지구와 비교해 간접비는 7.5배, 가산비는 16배에 이른다.
가산비용은 그 내용을 알 수 없는 ‘깜깜이’로 공사비 부풀리기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경실련은 주장했다. 경실련은 “정부와 서울시가 서민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세금으로 짓는 공공분양 아파트조차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SH공사와 LH공사를 상대로 행정소송 중”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신도시 개발 사업시행자인 SH공사는 국민이 위임한 3대 특권인 토지강제수용권한, 토지용도변경권한, 토지독점개발권한 등을 이용해 국민의 땅을 확보했다. 서민주거 안정을 꾀한다는 미명 하에 수도권의 허파인 그린벨트까지 훼손했다”며 “국민의 땅을 강제 수용해 공급되는 공공택지와 아파트가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SH공사와 민간건설사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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