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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록의 미식로드] 전주·해주·진주 이어 황등… 비빈밥을 맛보다

이데일리 강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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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록의 미식로드] 전주·해주·진주 이어 황등… 비빈밥을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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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 황등육회비빔밥
전국 4대 비빔밥으로 유명
한일식당 황등한우비빔밥

한일식당 황등한우비빔밥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비빔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이름 때문인지 한때 논쟁이 있었다. 미리 비벼서 내놓은 ‘비빈 밥’인지, 밥에 고명을 얹어서 내놓으면 스스로 비벼 먹는 ‘비빌 밥’인지에 대한 논쟁이었다. 그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근에는 비빌 밥이 대부분이다. 사골로 밥을 짓고 황포묵, 육회, 날계란 등을 올린 ‘전주비빔밥’, 콩나물 대신 숙주나물이 들어가는 ‘진주비빔밥’, 산채가 중심이 된 ‘문경비빔밥’, 사찰밥상의 연장인 달성군의 ‘사찰비빔밥’, 멍게가 중심을 잡아주는 통영거제권의 ‘멍게비빔밥’ 등을 봐도 그렇다. 비빈 밥이 대세였던 적도 있었다. 조선시대 말의 조리서인 ‘시의전서’의 비빔밥은 명백하게 비빈 밥이다.

한일식당 황등육회비빔밥

한일식당 황등육회비빔밥


이번에 소개할 음식은 ‘황등비빔밥’ 혹은 ‘황등육회비빔밥’이라고 하는 ‘황등식 비빔밥’이다. 황등식 비빔밥은 비빈밥의 정석으로 통한다. 전주, 해주, 진주에 이어 전국 4대 비빔밥으로 꼽힌다. 이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는 전북 익산의 황등면을 찾아야 한다. 황등은 예부터 채석장이 유명했던 곳. 우리나라 3대 화강석 산지로 꼽히는 곳이다. 여기서 나오는 화강석을 ‘황등석’이라 부른다. 전국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돈이 몰리니 시장도 자연스레 발달했다. 황등시장 인근으로 비빔밥집이 몰려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중 ‘황등비빔밥집’, ‘진미식당’, ‘한일식당’, ‘시장비빔밥’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면서 황등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도 주말이면 전국에서 ‘황등식 비빔밥’을 맛보고자 수많은 인파가 몰려오고 있다.

식당마다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다. 황등한우비빔밥의 특징은 토렴이다. 토렴이란 국밥의 정수를 그대로 간직한 조리법 중 하나다. 밥이나 국수 등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르기를 반복하는 행위다. 밥알에 국물이 코팅되면서 한결 맛이 부드러워진다. 토렴을 마친 밥에 콩나물과 참기름, 고추장 등을 넣고 비벼준다. 하지만 한일식당은 토렴을 하지 않는다. 또 세 곳은 고추장을 사용하지만, 한일식당은 고춧가루를 쓴다. 여기에 묵을 쓰는 곳은 진미식당과 한일식당이다. 다만 진미식당은 황포묵을, 한일식당은 도토리묵을 넣는다. 네곳 모두 육회를 사용하지만, 시장비빔밥은 비계를 섞는다는 것이 다르다. 이 외에도 익산을 찾는다면 피순대인 ‘정순순대’ ‘간판없는 짜장면집’, ‘마동국수’, ‘풍성제과’ 등도 함께 찾아가길 바란다.

한일식당 한우갈비전골

한일식당 한우갈비전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