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장 격앙... 입장 발표도 고려
문희상 국회의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2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회기결정 건을 상정 의결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발언대 주변을 에워싼 채 ‘문희상 사퇴’를 외치고 있다. 뉴스1 |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합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최종 수정안이 27일 선거법 개정안과 함께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4+1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선거법을 의결한 뒤 공수처 설치 법안을 상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한국당 반발 속 공수처법도 극렬 대치할 듯
한국당이 신청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는 26일 0시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으로 종료됐다. 이후 4+1은 27일 본회의를 열고 선거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애초 문희상 국회의장이 새로운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26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겠다고 했지만, 필리버스터 정국의 피로도를 감안해 하루 정도 쉬어가자는 의견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이 낸 홍남기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마감되는 것도 고려한 것으로 추측된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인제 와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탄핵소추를 막겠다며 본회의를 하루 연기하는 것으로 결국 ‘홍남기 방탄국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하루는 편법으로, 하루는 방탄으로 국회를 농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
4+1은 선거법을 처리한 다음에 공수처법을 상정할 예정이다. 공수처법 역시 한국당이 반대하고 있어 선거법 상정 때처럼 필리버스터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새 임시회 회기는 늦어도 29일에는 마무리되고, 이후 30일 다시 열리는 새 임시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상정돼 필리버스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심 원내대표는 공수처법에 포함된 ‘고위공직자 범죄 인지 시 즉시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내용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가족, 측근 등 주변 범죄가 드러날 경우에 대비해 대통령의 충견 수사기관을 별도로 만들어놓겠다는 것”이라고 공수처법을 비판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연합뉴스 |
檢 “과잉·뭉개기 부실 수사 우려”
검찰도 공수처법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냈다.
대검 관계자는 25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공수처에 대한 범죄 수사 착수 사실 통보 조항은 중대한 독소조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수처가 검찰·경찰의 상급기관이 아닌데도 검경의 수사 착수 단계부터 그 내용을 통보받는 것은 정부조직체계 원리에 반한다”며 “이 경우 공수처는 입맛에 맞는 사건을 이첩받아 과잉수사하거나 검경의 엄정수사를 원치 않는 사건을 가로채 ‘뭉개기 부실수사’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여당이 공수처장 임명에 관여하는 구조에서 공수처에 대한 사건 통보는 수사 검열일 뿐만 아니라 청와대, 여당 등과의 수사정보 공유로 이어져 수사 중립성 훼손 및 수사기밀 누설 등의 위험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4+1이 협의한 법안 내용을 듣고 격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 총장도 관련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을 놓고 내부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검찰의 집단항명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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