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표결 ‘홍남기 탄핵안’ 변수… 한국당 “통과 땐 헌소” [선거법 처리 임박]

여야, 성탄절에도 필리버스터 격돌 / 민주, 당초 26일 본회의 개의 예고 / ‘洪 탄핵안 무산’ 하루 연기 저울질 / 기간 줄인 ‘살라미 임시국회’ 검토 / 박대출 ‘5시간50분’ 최장 토론 기록 / 이정미 ‘노회찬 정신’ 6411초 연설

격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가운데)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마치고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선거법 표결 처리가 임박하면서 정국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야는 성탄절인 25일에도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 있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이어나가며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이날 자정을 기점으로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면서 자유한국당이 신청한 ‘선거법’ 필리버스터와 더불어민주당의 ‘맞불 필리버스터’는 자동으로 종결됐다. 선거법은 다음 회기의 첫 본회의에서 자동으로 표결에 부쳐진다.

이날 필리버스터에선 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오전 2시10분부터 5시간50분간 반대 토론을 해 이번 필리버스터 참여자 중 최장시간 기록을 세웠다.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의 주역인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1시간52분간 찬성 토론에 나섰다. 이 의원은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6411번 버스’ 연설의 의미를 담아 ‘6411초(1시간 46분 51초)’ 토론을 하겠다며 연설을 시작한 뒤 “사법개혁과 정치개혁은 20대 국회가 국민들에게 드릴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선거법 개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번 필리버스터는 지난 23일 오후 9시49분 시작돼 사흘을 겨우 채우고 이날 자정에 종결됐다. 3년 전 민주당이 벌였던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는 9일(2016년 2월23일∼3월2일), 192시간 25분간 진행됐다.

25일 국회 본회의장에 선거법 개정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의석에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난하는 손팻말들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당초 선거법 표결을 위한 본회의 개의를 26일 오후 2시로 계획했지만 이를 27일로 미루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한국당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 발의한 탄핵소추안 표결 시한이 26일까지이기 때문이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무기명 투표를 해야 한다. 지난 23일 본회의에 보고된 이 안건은 26일 본회의가 열릴 경우 표결을 피할 수 없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로 인해 회기 하나당 하나의 법안밖에 처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임시국회 회기를 기존 3일보다 더 짧게 하는 ‘살라미 임시국회’도 검토 중이다.

논의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부터), 김영진, 홍익표 의원이 25일 밤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진행되는 동안 의견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여야는 이날 선거법 개정에 대비한 ‘위성정당’ 문제로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민주당 발(發) 문건이라며 ‘비례위성정당 관련 검토자료’를 공개하고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제를 담은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내부적으론 ‘위성정당’을 검토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이들(4+1 협의체)이 ‘비례대표를 공천하지 않은 정당은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후보자를 공천할 수 없다’는 규정을 신설한 선거법 수정동의안을 제출하려는 정신 나간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해당 문건에 대해 “내부에서 그런 자료를 본 적이 없다”며 민주당이 만든 문건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26일 영입인재 1호 발표를 예고하면서, 총선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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