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세번째 '필리버스터' 끝…선거제 개편 '파란불'

[머니투데이 정진우 , 강주헌 기자] [the300]23일 밤9시49분부터 50시간11분..."늦어도 27일 통과"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 관련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인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25일 밤 12시에 종료되면서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외 128명은 26일 오후 2시 제 373회 임시회 집회 소집을 국회 사무처에 요청했다. 25일 자정으로 372회 임시회 회기가 끝난 만큼 필리버스터 안건이었던 선거법 개정안은 곧바로 표결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곧바로 임시회를 열기보다 하루 뒤인 27일 본회의를 열어 법안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자유한국당이 발의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탄핵소추안 표결 시한(26일)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23일 본회의에 보고된 이 안건은 본회의 보고 후 72시간내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하는데 26일 본회의가 열리면 표결이 불가피하다.

하루의 여유를 두고 필리버스터 정국의 긴장을 식힐 필요가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3일간의 필리버스터로 의장단 등의 피로가 쌓여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민주당이 27일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표결·처리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의결정족수(148석)을 넘기는 의석(160석 이상)을 확보한 만큼 표결시 법안 통과가 확실하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을 현행대로 유지하되 비례대표 30석(의석수 상한선·캡)에 대해서만 정당득표에 연동해 의석을 배분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연동률 50%)’를 도입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한국 정치사상 처음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좁은 의미에선 3년8개월, 넓은 의미에선 32년만에 선거제가 바뀌게 된다. 국회는 지난 2016년 3월2일 선거법 개정을 통해 ‘지역구 246석-비례 54석’을 현행 ‘지역구 253석-비례 47석’으로 바꿨다. 넓은 의미에선 ‘87년 체제’ 때 만든 ‘소선거구제+비례대표제’를 일부 손질하는 셈이다.

민주당은 또 선거법 개정안 처리 이후 예산 부수법안 일부를 의결한 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도 상정할 계획이다.

공수처법이 상정되면 ‘필리버버스터→이틀짜리 임시회 소집→표결·처리→패스트트랙 법안 상정’ 등의 ‘살라미 전술’이 되풀이되는 흐름이어서 여야 대립은 새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한국당이 ‘비례한국당’ 추진을 공식화하는 등 ‘위성정당 ’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우 , 강주헌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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