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종속 우려한 대만정부…적극적인 유턴 정책 시행
미·중 무역전쟁에 中생산비용 증가, 기업들 자국 회귀
△대만의 대표적 제조업 기업인 폭스콘 [사진=AFP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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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만 오피스 시장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만정부의 적극적인 리쇼어링(Reshoring) 정책과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에 힘입어 많은 대만 기업들이 자국으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턴트인 존스랑라살르(JLL)의 대만 담당인 토니 차오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3년 전만 하더라도 10%를 넘었던 타이페이의 공실률이 약 3%대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내년의 오피스 시장은 더욱 뜨거워지며 공실률은 1%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건물의 연면적을 기준으로 10만㎡ 이상, 층수는 35층 이상의 A급 오피스는 품귀 현상이 심하다. 2018년 타이페이 A등급 오피스 임대료는 전년 대비 3% 오른 3.3㎡(1평)당 2728대만달러(90.40달러·10만 5382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3분기까지 1.8% 올랐다.
글로벌 임대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대만 오피스 시장의 때아닌 호황은 대만 경제가 중국에 종속되는 것을 우려한 대만 정부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역할을 했다.
2000년대 초 중국의 경제 성장이 가팔라지자 대만 기업들은 중국 본토에 앞다투어 진출했다. 자국 산업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우려한 대만 정부는 대만으로 돌아오는 기업에게는 세금·토지 측면에서 혜택을 주고 특히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약속했다.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기가 끝나고 중국 내 생산비용이 차츰 증가하자 이같은 정책은 효과를 발휘했다. 특히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린데 이어 향후 경제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쉽사리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대만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엑소더스’에 나선 것이다.
대만 경제부에 따르면 8월까지 중국 공장 등을 철수하고 본국으로 유턴을 결정해 재투자 계획을 밝힌 기업이 102곳에 이른다. 대만의 주요 기업인 훙하이정밀공업과 폭스콘, 반도체 기업 TSMC 등 중국 본토에 진출했던 대만 기업들은 최근 중국에 있던 공장과 생산 기지를 대만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들의 대만 투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페이스북이 지난 4월 대만 본사를 개설한다고 발표했고 지난 10월에는 구글이 8억 5000만달러를 투자해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대만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대만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동기 대비 20% 늘어난 110억달러를 기록했다.
그 결과 대만 경제는 3분기 기준 전년대비 2.91%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호황을 구가중이다. 차오는 “대만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첨단 기술 분야의 인재를 보유하면서도 민주적이고 법제적이며 안정적인 전기공급이 가능한 곳”이라고 말했다.
물론 대만 경제가 궤도에 올라섰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2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실업률은 높은 수준이며 임금 상승률도 미약하다. 대만 임대료 역시 정점을 찍었던 2000년과 비교해서는 아직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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