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크리스마스 새벽 시계가 3시를 넘기고 30분에 근접한 시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부수법안과 공수처법, 유아교육법 개정안 등을 안건으로 열린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은 다중촬영) 2019.12.25. kmx1105@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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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가 시작된 후 약 32시간(25일 오전 6시기준)이 지났다. 여야는 23일 필리버스터로 싸움을 시작해 성탄절 아침에도 공방을 이어갔다.
한국당은 23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 저지를 위해 예산부수법안을 제외한 본회의 부의 법안 모두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첫 주자인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후 9시49분쯤 발언을 시작해 다음날(24일) 오전 1시48분까지 총 3시간59분동안 토론을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맞불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한국당의 일방적 주장만 국민들에게 알려질 것을 우려한 '찬성' 필리버스터였다.
민주당에서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장 먼저 나섰다. 24일 오전 1시50분께 단상에 오른 김 의원은 선거법 개정의 당위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하며 주 의원보다 30여 분 긴 4시간 31분간 발언을 했다.
이후 권성동 한국당 의원(4시간55분),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2시간49분), 전희경 한국당 의원(3시간41분) 등이 토론을 이어갔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4+1 협의체의 정당성을 지적하는 동시에 이들이 마련한 선거법 개정안을 '누더기'라고 지적했다. 또 문희상 국회의장의 의사진행 방식을 문제삼았다.
권 의원은 문 의장을 향해 "중립적이지도 않고 청와대와 민주당만 의식한다"며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의장"이라고 비판했다.
지 의원은 "문희상 의장님, 집권여당인 민주당 또 그 2중대 범여 기생정당들이 1+4라고 하는 자격도, 명분도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불법적으로 대한민국 헌정사에 치욕적 오점을 남긴 예산안 수정안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의장석에 앉은 문 의장을 바라보며 '아들 공천' 문제를 지속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전 의원이 "필리버스터는 반대 의견 개진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데 찬성도 토론이라는 건 아들 공천주려고 그러는 게 아니냐"면서 계속해서 아들 공천 문제를 언급하자 본회의장에 앉아 있던 설훈 민주당 의원은 고성으로 맞서기도 했다.
설 의원이 "(한국당이) 선진화법을 위반했지 않느냐. 똑바로 해라. 법 위반 누가 했느냐"면서 "문 의장이 무얼 잘못했느냐"고 외치자 한국당 의원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문 의장은 "그만하세요. 그만" 이라고 설 의원을 말렸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크리스마스 새벽 시계가 3시를 넘기고 30분에 근접한 시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부수법안과 공수처법, 유아교육법 개정안 등을 안건으로 열린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은 다중촬영) 2019.12.25. kmx1105@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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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은 최인호(3시간40분)·기동민(2시간 40분) 민주당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의원(1시간 52분) 등이 선거법에 대한 찬성 토론을 진행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선거법 개정 반대 논리에 적극 대응하고 선거법 개정의 필요성을 피력하기 위해 무제한토론을 번갈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 의원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건 비례성을 높이는 데 있어 한국 정치제도사에 큰 획을 긋는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기 의원은 한국당이 '민식이법'과 선거법을 맞바꾸려했다고 말하며 "피도 눈물도 없는 정치 기획"이라며 "어린이들의 안전과 생명조차 흥정과 볼모 대상으로 잡았다. 어떻게 국민을 대상으로 잔인하고 가혹한 정치 테러를 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전 의원 발언 후에는 이정미 정의당 의원, 홍익표·강병원·김상희 민주당 의원의 찬성 토론이, 박대출·정유섭·김태흠 한국당 의원의 반대 토론이 예정돼 있다.
이 의원은 국회 사태의 책임은 1차적으로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있고 2차 책임은 검찰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사태의 책임은 첫번째, 황 대표에게 있다"며 "황 대표는 오히려 패스트트랙 법안들이 빨리 처리되길 바랄 것이다. '봐라 저들이 우리를 이렇게 핍박한다'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총선을 어떻게 돌파하까' 생각만 하는 게 황교안 대표"라고 비판했다.
또 "두번째 책임은 검찰에게 있다"며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석까지 올라가고 국회가 이렇게 무법천지가 됐다. 그런데 왜 한국당 의원들은 죄를 저질러도 처벌 받지 않는 특권층으로 만들어 놓았나"라고 따졌다.
이 의원은 토론에 앞서 고 노회찬 의원의 '6411번 버스' 연설문을 인용하며 ""우리가 왜 선거법을 개정해야 하는지 연설문에 고스란히 담긴 노회찬 정신 속에 있다"며 "6411초 동안 필리버스터를 할 것"이라고 예고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필리버스터는 임시회 회기가 종료되는 오는 25일 자정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23일 민주당은 오는 26일 임시국회를 재소집해달라는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4+1 협의체는 이르면 26일 본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다. 본회의가 열리면 선거법 개정안은 즉시 표결에 부쳐진다. 국회법에 따르면 회기가 종료되면 무제한토론이 종결되고 무제한토론이 진행됐던 안건은 바로 다음 회기에서 지체 없이 표결해야 한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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