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프로듀스’ 전 시즌 포스터./ 제공=엠넷 |
경찰이 엠넷(Mnet)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사태와 관련한 윗선 개입 여부에 대해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인 안준영 PD와 김용범 CP가 지난 11월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지 약 한 달 반 만이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23일 서울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정례간담회에서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에 고위 관계자가 연루됐는지 여부가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가 한 달 반 가량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아이돌학교’까지 같이 수사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아이돌학교’ 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도 고위층 개입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CJ ENM 부사장 겸 엠넷 대표 신모 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관여도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슈퍼스타K’를 성공으로 이끌며 엠넷이 ‘프로듀스’ 시리즈와 ‘아이돌학교’ 등 오디션 프로그램을 내놓을 동안 CJ ENM 음악콘텐츠부문장에서 부사장대우로 승진했다.
이날 ‘프로듀스’ 진상규명위원회 연합(이하 진상위)은 MAST 법률사무소를 통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진상위는 “검찰의 공소 내용 중 각 진상위가 고발한 피해 기획사들에 대한 부분이 불분명한 부분이 있어 검찰청법 제10조에 근거해 항고했다”고 설명했다.
진상위는 “각 진상위가 안 PD의 업무방해 피해자로 적시한 것은 기획사들이다. (그러나) 검사는 CJ ENM을 피해자로 적시했을 뿐 기획사들에 대한 부분은 판단조차 하지 않았다”며 “CJ ENM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있는 검찰의 공소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고 이유를 밝혔다.
진상위에 따르면 지난 3일 검찰은 김 모 CP와 안 PD 등에 대한 사기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공소를 제기했다. 이 공소장에서는 피해자가 CJ ENM으로 적시되어 있을 뿐 진상위가 고발한 피해 기획사들에 대한 피해 부분은 적시돼 있지 않다.
◆ 다음은 ‘프로듀스’ 진상규명위원회에서 발표한 연합 성명문 전문.
CJ ENM의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 결과 조작 의혹으로 인해 각 시리즈별 진상규명위원회는 고소대리인 MAST 법률사무소를 통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주식회사 씨제이이엔엠(CJ ENM) 소속인 성명 불상의 직접 실행자들과 이들과 공모한 것으로 보이는 성명 불상의 소속사 관계자들을 사기의 공동정범 혐의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의 공동정범, 배임수증재 혐의로 고소·고발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각 진상규명위원회의 가장 핵심적인 고소·고발 목적은 ‘온라인 투표를 포함하여 각 회차별 순위와 누적 득표수에 대한 원 데이터’의 확보를 통한 실체적 진실 규명이고, 이는 정당하게 투표한 국민 프로듀서들이 요구할 수 있는 합당한 권리입니다.
그러나 검찰의 공소 내용 중 각 진상규명위원회가 고발한 피해 기획사들에 대한 부분이 불분명한 부분이 있어, 오늘 12월 23일 검찰청법 제10조에 근거해 항고장을 제출하였습니다. 다음은 MAST 법률사무소를 통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한 항고장의 일부 내용입니다.
– 검사의 처분 및 문제점 –
검사는 2019. 12. 3.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피고인들에 대해 사기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공소를 제기하였고, 피고인 안준영의 일부 업무방해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습니다.
문제는 각 진상규명위원회가 업무방해의 피해자로 적시한 것은 CJ ENM의 짜여진 판에서 농락당한 ‘기획사들’인데, 검사는 CJ ENM을 피해자로 적시하였을 뿐, ‘기획사들’에 대한 부분은 판단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피고인들의 동일한 행위에 의한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CJ ENM인 사건과 피해자가 기획사인 사건은 분명 다른 사건입니다.
따라서 만약 검사가 기획사들을 피해자로 하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였다면 이에 대한 불기소 결정 등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인데, 불기소결정서의 불기소이유에는 피해 기획사에 대한 판단이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검사는 각 진상규명위원회가 고발한 사실에 대해 사실상 불기소처분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없이 판단을 유탈하였습니다.
각 진상규명위원회는 CJ ENM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있는 검찰의 공소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미 익히 알려졌듯, 출연 연습생들과 내부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생방송 투표 조작 및 CJ ENM과 연예 기획사 간의 긴밀한 이해관계 그리고 연습생들에게 가해진 심각한 인권 침해까지 알려진 상황에서 CJ ENM을 마냥 피해자로 규정하는 건 어불성설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각 진상규명위원회는 본 항고장을 통해 피고인들로부터 피해를 당한 다수 소속사들의 피해 사실이 보다 분명하게 밝혀지길 강력히 촉구하며, 향후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입니다.
2019년 12월 23일
‘프로듀스 X 101’ 진상규명위원회
‘프로듀스 48’ 진상규명위원회
‘프로듀스 101 시즌2’ 진상규명위원회 일동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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