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광주교도소 발굴 유골 40구 의문
옛 교도소에서 발굴된 유골 가운데 구멍이 뚫린 머리뼈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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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에서 신원미상의 유골 40여구가 발견되면서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인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
유골 신원 확인을 통해 1980년 5월 민주화운동의 미완의 과제 중 하나였던 암매장과 행방불명자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합동감식반과 5·18단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 합장묘 1기에서 80여구의 유골이 발견됐다.
40여구는 땅속에 만들어진 박스형 콘크리트 구조물 안, 나머지 40여구는 콘크리트 구조물 위를 덮고 있던 봉분 흙더미에서 발견됐다. 41구의 유골이 안치된 것으로 기록(광주교도소)된 합장묘에서 신원미상의 유골 40여구가 추가로 발견된 셈이다.
일부 5·18단체 관계자들은 5·18 당시 행방불명된 사람들의 유골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머리에 구멍이 있거나 크기가 작은 두개골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 흙더미 속 유골 40여구에 주목하고 있다.
옛 광주교도소는 5·18 암매장지로 지목돼 왔다. 유골함 위에 또 다른 유골을 매장한 건 비정상적이라는 것이 매장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해당 유골들은 봉분에서 깊지 않은 곳에 흩어진 형태로 매장돼 있었던 점, 묘지가 교도소 안쪽에 있어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장소라는 점 등이 의심스럽다는 설명이다.
검경, 군, 의문사조사위 등으로 이뤄진 합동감식반 관계자는 유골의 상태와 매장 형태 등을 고려했을 때 5·18 연관성을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봉분의 크기와 유골이 매장된 형태를 보면 시신 상태에서 묻어 유골이 됐다기보다 유골 자체를 묻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합동감식반의 판단이다.
또한 흙더미에 묻혀있던 유골의 상태가 1975년 조성돼 같은 조건으로 묻혀있던 다른 유골보다 부식이 심한 상태로 발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1975년 이전에 사망한 사람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구멍이 뚫렸거나 크기가 작은 두개골이 발견된 것 역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1971년 북구 문흥동으로 이전하기 전인 동구 ‘동명동 옛 광주교도소’ 당시 수감 중 숨진 4.3사건 희생자의 유골일 가능성이 나온다.
합동감식반은 유전자 검사 등 정밀 감식을 위해 발견된 유골 80여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냈다. 국과수는 오는 23일 합동조사반, 5·18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감식 기법과 참관 대상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경찰은 과거 기록이 전산화되기 전 서류상 누락된 무연고 사망자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과거 사망자 현황 등을 재조사할 것을 광주교도소 측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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