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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탈퇴협정법 英 하원 첫 관문 통과…브렉시트 청신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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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독회 찬성 358표·반대 234표로 가결…내달 초 추가 논의

존슨 총리 "브렉시트 완수에 한 걸음 더 다가서"

연합뉴스

영국 새 EU탈퇴협정법 가결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하기 위한 법안이 첫 관문을 통과했다.

영국 하원은 20일(현지시간) 하원에 상정된 EU 탈퇴협정 법안(withdrawal agreement bill·WAB)의 제2독회(讀會) 표결에서 찬성 358표, 반대 234표로 124표차 가결했다.

현재 보수당 의석이 야당 모든 의석수를 합한 것보다도 80석이 많다는 점에서 가결 자체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보다 더 큰 표차를 기록하면서 무난하게 통과됐다.

영국의 법안 심사과정은 3독회제를 기본으로 하는데, 제2독회를 통과했다는 것은 하원이 법안의 전반적 원칙을 승인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원은 표결 직후 별도 의사일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하원은 크리스마스 휴회기를 보낸 뒤 내년 1월 7∼9일 EU 탈퇴협정 법안에 대한 추가 토론을 펼치게 된다.

위원회 단계에서의 상세한 심사 등을 거쳐 마지막으로 제3독회를 끝내고 의결이 되면 하원을 최종 통과하게 된다.

이후 상원을 거쳐 '여왕재가'를 얻으면 정식 법률로 효력을 가진다.

지난 12일 총선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안정적인 하원 과반 의석을 확보한데다 제2독회 표결을 큰 표차로 통과한 만큼 법안은 큰 문제 없이 나머지 절차를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영국은 내년 1월 31일 예정대로 브렉시트를 단행할 가능성이 한층 커지게 됐다.

EU 탈퇴협정 법안은 영국과 EU 간 합의한 탈퇴협정(국제조약)을 이행하기 위해 영국 내부적으로 필요한 각종 시행법(국내법)을 말한다.

기존 EU 회원국으로서의 법률 등을 영국 국내 법률로 대체하고, 전환(이행)기간, 상대국 주민의 거주 권한, 재정분담금 등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법적 효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EU 탈퇴협정 법안이 하원 제2독회 관문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존슨 총리는 당초 브렉시트 시한인 10월 31일을 앞두고 EU와 브렉시트 재협상 합의에 도달한 뒤 이를 토대로 한 EU 탈퇴협정 법안을 하원에 내놨다.

법안은 제2독회 표결에서 찬성 329표, 반대 299표로 통과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시한 이전에 법안을 사흘 내 신속 처리하기 위한 의사일정 계획안(programme motion)이 부결되자 존슨 총리는 법안 상정을 중단하고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EU에 요청했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조기 총선 카드가 성공, 보수당이 하원에서 안정적인 과반을 확보하자 전날 다시 EU 탈퇴협정 법안을 내놨다.

새로 내놓은 법안은 내년 말까지로 설정된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연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했고, 기존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례를 영국 대법원은 물론 하급법원에서도 뒤집을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노동당 내 브렉시트 지지자의 찬성표를 얻기 위해 기존 법안에 담았던 노동권 보호 조항은 삭제했다.

정부는 대신 별도 법안에서 이를 다루겠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정부가 EU와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의 목표를 담은 성명을 의회에서 승인받도록 하고, 각료들이 협상 내용에 대해 의원들에게 업데이트를 제공하도록 한 조항도 제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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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탈퇴협정 법안을 토론 중인 영국 하원의 모습 [AFP=연합뉴스]



존슨 총리는 이날 EU 탈퇴협정 법안의 가결 직후 "영국이 브렉시트 완수를 위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표결에 앞서 "지난 3년간의 유감스러운 이야기는 끝내고 이제 앞으로 나아가자"며 EU 탈퇴협정 법안이 내년 1월 31일 EU 탈퇴를 보장하는 만큼 그 시점에 브렉시트는 완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슨 총리는 이후 "EU와 야심 찬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있는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2016년 6월 실시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전체의 52%인 1천740만명이 EU 탈퇴에, 48%인 1천610만명은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이후 브렉시트 구원투수로 등장했던 테리사 메이 총리는 지난해 11월 EU와 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잇따라 부결되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7월 말 취임한 존슨 총리 역시 천신만고 끝에 EU와 재협상 합의에 성공했지만, 역시 의회의 벽에 부딪히자 의회 해산 후 조기 총선 카드를 빼 들었다.

지난 12일 열린 총선에서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하원 과반 기준(326석)을 훨씬 넘어서는 365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두면서 브렉시트가 단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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