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중원 핵으로 성장한 페데리코
별명인 ‘새’처럼 경기장 날아다녀
같은 이름 상대팀 감독엔 골칫덩이
한국서 인종차별 세리머니로 익숙
중원 누비는 발베르데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오른쪽)가 지난 19일 캄프누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 라리가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 경기에서 상대 안토니 그리즈만을 제치고 드리블을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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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격돌한 시즌 첫 ‘엘 클라시코’에선 두 명의 ‘발베르데’가 주목을 받았다.
한 명은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바르셀로나 감독(작은 사진), 또 한 명은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인 페데리코 발베르데(21)였다. 소셜미디어에는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인생이 ‘발베르데’를 준다면 에르네스토가 아닌 페데리코를 택하라.”
에르네스토가 바르셀로나의 철학을 구현하지도, 임기응변의 묘수도 보여주지 못한 반면 페데리코는 카세미루·크로스와 함께 미드필드 싸움에서 바르셀로나를 압도하며 레알 마드리드의 차세대 스타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ESPN이 매긴 에르네스토의 평점은 5점. 페데리코는 8점을 받았다. “두 명의 발베르데가 바르셀로나를 괴롭혔다”는 평가가 나올 만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 전력의 절반”이라는 평가를 받는 카세미루와 “미드필더의 교과서”인 크로스, 2018년 발롱도르 수상자인 모드리치가 버티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드진을 뚫고 들어가 경기에 뛰는 건 거의 ‘미션 임파서블’에 가깝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낸 게 바로 페데리코다.
데포르티보 임대를 거쳐 2018년 복귀한 페데리코는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 중원의 핵심으로 급부상했다. 이번 엘 클라시코에서 페데리코는 선발로 나와 후반 35분까지 뛴 뒤 모드리치와 교체돼 나왔다. 레알 마드리드 서열에서 모드리치와 페데리코의 자리가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올 시즌 페데리코가 선발로 나온 12경기서 레알 마드리드는 8승4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우루과이 출신의 페데리코는 1m82, 78㎏으로 체격 조건이 좋은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다. 호들갑 떨지 않으면서도 공수에 걸쳐 팀이 필요로 하는 역할을 해준다. 닉네임은 ‘엘 파하리토(작은 새)’. 작은 새가 경기장을 날아다니듯 그라운드를 누비고 다닌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별명이다. 엄청난 에너지와 함께 드리블과 패싱력은 기본이고 슈팅력까지 갖췄다. 올 시즌 라리가 13경기에서 2골2도움을 올렸다. 바르셀로나전에서도 2개의 위협적인 발리 슈팅을 날려 바르셀로나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굳이 영입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성장세가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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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리코는 한국팬들에게도 낯익은 선수다. 한국에서 열린 2017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눈을 찢는 인종차별 세리머니를 했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사과했다. 페데리코는 우루과이를 4위로 이끌며 두 번째 뛰어난 선수에게 주어진 실버볼을 수상했다.
바르셀로나 팬들에겐 ‘발베르데’라는 이름이 그리 좋은 인연은 아닌 것 같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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