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안준영 PD를 비롯한 '프로듀스' 제작진이 조작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다.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제21형사부(부장판사 김미리)는 구속기소 된 엠넷 '프로듀스X101', '프로듀스48'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불구속으로 기소된 이모 보조 PD, 소속사 관계자 5명의 첫 공판 준비기일을 열었다.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는 사기,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 됐고, 이모 보조 PD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됐다. 소속사 관계자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준비기일에는 모든 피고인이 불출석하고, 변호인들만 법정을 찾았다.
검찰에 따르면 '프로듀스101 시즌1'과 관련해 안준영 PD가 1차 투표 결과를 조작해 1차 생존 연습생 일부를 조작했다. 그는 61위 안에 있던 연습생 2명과 61위 밖에 있던 연습생 2명의 순위를 바꿨다. 또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도 투표 결과를 조작 60위 안에 있던 연습생과 60위 밖에 있던 연습생의 순위를 바꿨다.
김용범 CP는 '프로듀스101 시즌2' 최종 생방송에서 온라인 투표 및 생방송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11위 안에 있었던 다른 연습생을 11위 밖으로 내보냈다. 대신 11위 밖에 있던 다른 연습생을 11위 안으로 넣어 워너원으로 데뷔시켰다.
'프로듀스48'의 경우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이모 보조 PD가 최종 선발전까지 진출한 20명 연습생 중 아이즈원 멤버로 데뷔시키고 싶은 연습생 12명과 그 순위를 임의로 정해 발표하는 식으로 조작했다. 이로 인한 업무 방해 혐의 및 시청자를 상대로 투표 결과 조작 관련 사기 혐의를 받는다.
'프로듀스X101'에서도 세 사람은 1차 선발 대상자 선정에서 일부 순위를 임의로 조작해, 실제로는 탈락해야 하는 60위 밖 연습생 1명을 생존시키고, 선발 대상자였던 연습생은 탈락시켰다. 3차 선발 대상자 선정에서도 투표 결과를 조작해 20위 안 연습생 2명을 밖으로, 20위 밖 연습생 2명을 안으로 순위를 조작했다.
세 사람은 4차 투표 결과도 조작했다. 기존 그룹으로 데뷔한 전력이 있는 연습생들이 포함되자, 최종 멤버에서 제외하기 위해 생방송 전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미리 엑스원으로 데뷔할 연습생 11명을 정했다. 그 순위도 임의로 정해 순위에 따른 투표수 대비 득표 비율도 정해 순위별 득표수를 결정했다.
안준영 PD는 불구속기소 된 연예기획사 관계자로부터 부정한 청탁 대가로 총 47회에 걸쳐 약 4,700만 원 상당의 술 등 접대를 받아 배임수재 및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받는다.
제작진 3명의 변호인단은 대체로 조작 혐의는 인정하나, 동기 등 경위에서 일부 오해가 있어 이를 소명할 예정이다. 또 배임수재 혐의에서도 금액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연예 기획사 관계자 변호인 측은 일부 향응 제공에 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배임증재 및 부정 청탁 등에 관해서는 소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작진 측은 "피고인이 잘못한 것은 처벌받아야 한다"라면서도 다만 조작 논란 후 연습생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음을 언급하며 일부 재판과정을 비공개로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법정에는 취재진과 변호인단 외에도 '프로듀스101' 시리즈로 탄생한 그룹 팬들도 현장을 찾아 지켜봤다. 실제 순위 등에 관심을 드러낸 이들은 제작진의 비공개 요청에 아쉬워했다.
일부 엑스원 팬은 '수사로 밝혀진 실제 데뷔조가 아닌 멤버 및 소속사 유착으로 특혜를 받은 멤버를 방출하고 그룹을 재정비해 활동시켜달라'는 내용의 유인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앞서 '프로듀스X101' 최종회 방송 후 연습생들의 최종득표수 차이가 특정 숫자의 배수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온라인상에서 퍼져나가면서 투표수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엠넷은 제작진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고, 시청자들은 진상 규명 위원회를 꾸려 실제 문자 투표수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제작진을 고발했다.
안준영 PD 등이 경찰 조사에서 일부 혐의를 인정하면서, '프로듀스48', '프로듀스X101'을 통해 탄생한 그룹 아이즈원과 엑스원은 지난 11월부터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sohyunpar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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