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오의 디자인 철학과 작품세계
얼굴형상 담은 화병, 꽃을 보는 마음 표현
인체는 나아가는 모습으로 디자인된 작품
AI 등 다양한 IT신기술 발전에도 ‘무한긍정’
얼굴형상 담은 화병, 꽃을 보는 마음 표현
인체는 나아가는 모습으로 디자인된 작품
AI 등 다양한 IT신기술 발전에도 ‘무한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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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오가 사람의 얼굴을 띄게 제작한 화병. [파비오 노벰브레 스튜디오 제공] |
파비오 노벰브레의 작품은 유독 인체를 본딴 것이 많다. 그는 스스로를 ‘인류애를 가진 디자이너’라고 표현했다. 2010년 모조품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끈 ‘니모 체어’를 비롯해 사람의 얼굴이나 엉덩이, 다리 등을 형상화한 디자인을 이어갔다.
2012년 디자인 화병은 얼굴의 형상이 유령처럼 화병 안에 녹아 있다. 그는 물건을 둘 때 하나의 기능을 충족시키는 데 그칠 게 아니라, 하나의 관계를 맺어나간다고 표현했다. 꽃을 꽂은 화병에 얼굴의 형상이 녹아들어가면서 꽃을 바라보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2016년 밀라노의 트리날레 박물관에서 그에게 방 하나를 디자인해 줄 것을 제안했다. 파비오가 디자인한 방은 입구가 사람의 입 모양이었다. 방은 돔 형태로 머릿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도록 했다. 양 옆의 스피커는 누군가의 생각을 읽는 느낌이 들도록 설치됐고, 들어가기 전 겉면은 거울로 덮어져 있어서 스스로의 모습을 비춰본 후 입장이 가능케 했다. 인간의 형태를 띈 쇼파는 입안의 혀 이기도 했다.
파비오는 “사람의 인체는 앞면과 뒷면, 그리고 각자의 얼굴. 입체적인 것들이 전면에 있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으로 디자인됐다”며 “이 자체가 훌륭한 기능성을 띄고 있으며, 인간이 앞으로 발전하고 나아가고 있음이 디자인적 모습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구글과 협력해 음성지원 시스템과 접목한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를 비롯한 다양한 IT 기술 발달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었다. “인간이 가져가는 길을 믿는다”면서 “기술이 가져온 부작용보다 기술 이전 시대에 가지고 있었던 인간 본연의 기능과 긍정성이 훗날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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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오가 사람의 얼굴을 띄게 제작한 화병. [파비오 노벰브레 스튜디오 제공]](http://static.news.zumst.com/images/37/2019/12/20/52bcb2607c7e4b39960aabc207930c7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