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광주 적십자병원 |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광주시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헌혈 등으로 시민 정신이 발현된 현장인 옛 광주 적십자병원을 매입하기로 했다.
토지 등을 소유한 서남대 법인 측과의 가격 협상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5·18 사적지 제11호 옛 광주 적십자병원 매입을 위해 사전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광주 동구 불로동에 있는 적십자병원은 토지 2천800여㎡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학교법인 서남학원이 소유하고 있으며 지난 8월 교육부의 처분 허가 승인으로 교육 부지에서 해제돼 건축법에 따른 민간개발이 가능한 상황이다.
적십자병원은 5·18 당시 긴박한 상황에서도 의료진이 부상자 치료에 헌신하고, 헌혈 행렬로 뜨거운 시민 정신을 나눈 공간이다.
1954년 건립돼 공공보건의료 기관 역할을 하다가 1995년 매각돼 서남대 의대 병원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서남대가 재단 비리 후유증, 경영난 등을 겪으면서 2014년 휴업했으며 지난해 대학이 폐교되면서 방치된 상황이다.
피를 나누며 광주 공동체를 실현한 사적지인 만큼 공공에서 매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광주시와 광주 동구 안팎에서는 아시아 문화 다양성 증진센터, 어린이 문화공간 등 활용 구상도 제시됐다.
광주시는 공유재산 심의, 관리계획 의결, 재정투자 심사 등을 거쳐 부지와 건물을 사들여 활용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가격 협상이 변수다.
서남학원 청산인 측은 약 89억원의 감정평가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광주시는 실제 가치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입장을 보였다.
장소의 상징성이나 공공성이 다른 매수 의향자의 의지를 위축시킬지, 자극할지 시장의 반응도 매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관계자는 "사적지이자 시민의 자산인 만큼 합리적인 가격에서 매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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