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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첩보' 송병기 어떤 공약 만들었나…해상풍력·반구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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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공무원·시장 최측근 등 줄소환…검찰, 靑과 공약 협의 의혹 조사

공공병원·케이블카 등 공약 구상 '공업탑기획팀', 시 정책 개입 여부도 수사

연합뉴스

송철호 시장, 미래차 전략 발표회서 인사말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송철호 울산시장이 17일 오후 울산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울산 미래차 산업 발전 전략 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2.17 yongtae@yna.co.kr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김기현 첩보'와 관련 검찰이 송철호 울산시장 선거공약 수립·이행 과정에 청와대 관계자와 울산시 공무원이 어떻게 지원하며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첩보 제공자로 파악된 송 시장 최측근 송병기 경제부시장을 주축으로 만든 핵심 공약 중 어떤 공약이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15일과 16일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데 이어 17일에는 송 부시장과 정모 특별보좌관 등을 소환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청와대와 일부 울산시 공무원이 김 전 시장을 누르고 당선된 송 시장을 불법 지원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시장을 상대로도 송 시장 측 선거 전략이나 공약 수립과 이행 과정에 대해 아는 게 있는지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10명 안팎에 이르는 울산시 간부를 포함한 공무원을 잇달아 소환해 내부 행정문건의 송 캠프 유출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 공무원은 대부분 송 시장 주요 공약과 관련한 부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살펴보는 송 시장 공약은 송 부시장 압수수색물인 수첩이나 문서 자료 등에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고, 여러 분야에 걸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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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울산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우선 송 부시장이 지난해 지방선거 전인 1월 청와대 인근에서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만나 논의했다고 알려진 공공병원 설립 공약이 있다.

송 시장은 후보 시절 실제 '건강하고 행복한 울산'을 위해 500병상 이상 공공병원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공약은 이후 송 시장 당선 후 올해 1월 산재전문 공공병원으로 이름이 변경되고 규모가 약간 줄어든 상태서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선정됐다.

산재전문 공공병원은 사업비 2천59억원으로 2025년 산업재해 전문 공공병원으로 건립된다.

300병상 규모에 16개 진료과와 연구소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 공약은 당초 김 전 시장 시절 국립산재모병원 건립 사업으로 추진한 박근혜 정부 공약사업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지방선거 2주 전인 지난해 5월 28일 예타에 통과하지 못했다고 통보해 사업이 무산됐다.

검찰은 선거 직전 김 전 시장이 추진하던 이 사업이 예타에서 좌초된 것이, 선거에 어떤 식으로든지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고 의심하며 조사 중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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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6일 반구대암각화를 방문한 김은경 환경부장관(오른쪽)이 암각화 바위그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이 눈여겨보는 공약 중에는 국비 지원이 필수적인 반구대암각화 보존 및 맑은 물 확보 공약도 있다.

반구대암각화 보존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737억원을 들여 보존 대책과 유네스크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사업이다.

송 시장은 시장 후보도 아닌 변호사 시절인 2017년 10월 26일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송 변호사가 주도하는 '맑은물·암각화대책 울산시민운동본부' 요청에 따라 반구대 암각화를 방문해 암각화 보존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당시 현직 시장이던 김 전 시장은 김 장관과 만나보지도 못했다.

김 전 시장은 이와 관련해 검찰 조사 후 언론에 "검찰이 보여준 문건에 김 전 장관을 동원해 송 시장이 시장 후보가 되기 전부터 밀어준 내용이 있었다"고 말했다.

맑은 물 확보 공약은 올해 4월 국무총리 주재로 환경부, 국무조정실, 문화재청, 관련 지자체와 '낙동강 물 문제 해소를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또 반구대암각화 보존 공약 속 대곡천 암각화군 역사관광자원화사업도 문제가 없는지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까지 아우르는 대곡천 암각화군 역사관광자원화사업은 현재 용역 중이고, 이후 울산시가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기본계획 수립 전이어서 아직 사업예산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사실상 5천억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인 것으로 추정돼 송 시장을 도왔던 인사들의 사전 모의와 개입 여부에 검찰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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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부유식 해상 풍황 계측장비
2019년 8월 송철호 울산시장(오른쪽)이 부유식 해상 라이다 설치 현장을 방문해 어민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라이다는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예상 지역에서 풍황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풍황 자원 계측 장비다. [울산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단지 조성, 크루즈 사업, 스마트시티, 삼산매립장, 케이블카 등도 거론되고 있다.

울산시는 공약집에서 송 시장 핵심 공약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총사업비가 1조5천592억원대가 들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

1조5천억원이 발전 단지 조성을 위한 민간 비용이고, 나머지는 부유식 풍력발전기와 발전단지 기술 개발비다.

현재까지 들어간 예산은 주로 국비인데 수십 억원대로, 계속 투입 중이다.

시는 이처럼 정부·울산시 주도 부유식 해상풍력 국산화 기술 개발과 민간 주도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등 두 가지 전략을 동시 추진하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은 송 시장의 핵심 공약인 데다 예산이 이례적으로 신속히 반영되고 있어 공약 수립 과정에서 청와대와 긴밀한 논의가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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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선
[연합뉴스 자료사진]



크루즈 사업도 야심 차게 밝힌 공약 중 하나다.

이 사업은 현재 크루즈 전용부두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이 한창 진행 중이고 아직 구체화 단계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나머지 스마트시티 사업은 송 시장 공약에는 없지만, 연관성을 따지자면 올해 9월 울산시가 국토교통부의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기반 구축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6억원을 확보한 사업과 관련 있어 보인다.

당시 울산시를 포함해 12개 지자체가 선정됐다.

스마트 재생에너지 메카 건설이라는 공약도 있는데, 이는 스마트시티와는 다른 개념으로 올해부터 2028년까지 3조414억원을 들여 에너지특화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밖에 송 부시장 수첩 등에 나왔다는 삼산매립장과 관련한 내용은 따로 울산시 공약에도 없고, 매립장 부지 역시 기업 소유로 울산시가 현재 이곳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택지개발 소문이 한창 돌기도 했다.

검찰은 송 시장이 예비후보 등록 전 선거 준비조직으로 송 부시장을 비롯한 핵심 측근 5∼6명이 참여한 공업탑 기획위원회가 주요 공약을 구상한 것으로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약 중 일부가 이권개입 사업으로 연결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는 검찰의 공약 수사에 대해 별다른 입장 표명이나 대응은 없지만, 공무원의 선거 개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입장을 나타냈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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