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안양, 서정환 기자] 이렇게 사연많은 선수가 또 있을까. 박형철(32, KGC)이 선수생활 말년에 빛나고 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17일 안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9-2020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부산 KT를 84-70으로 제압했다. KGC(14승 9패)는 KT의 8연승을 저지하며 단독 2위로 상승했다. KT(13승 10패)는 3위로 밀렸다.
수훈선수는 단연 박형철이었다. 이날 박형철은 3점슛 5개 포함, 17점을 기록했다. 자신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득점이었다. 3점슛 5개 성공은 데뷔 후 처음이다. 박형철의 한 경기 최다득점은 2011년 3월 20일 전자랜드를 상대로 기록한 22점이다.
경기 후 만난 박형철은 "기록을 신경 안써서 몰랐다. 상대 수비가 가운데를 열어줘 찬스가 많이 나 자신있게 던졌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웃었다.
연세대시절 박형철은 박찬희와 함께 한국농구를 이끌 장신가드로 주목을 받았다. 192cm의 큰 신장에 공격력까지 좋았던 박형철은 차기 국가대표감으로 손색이 없었다. 아마추어시절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는 2010년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LG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무대는 냉정했다. 박형철은 2011-12시즌 5.4점, 1.3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이 최고성적이었다. 이후 박형철은 SK와 현대모비스, KGC로 옮기며 저니맨이 됐다.
박형철은 "대학과 프로는 다르다. 타이트하고 파워풀한 농구에 적응을 못했다. 상무에 갔다오고 SK에서 수술하고 계속 부상을 당했다 .허송세월을 많이 보냈다. 나이가 쌓여가고 후배들 잘하는 선수 많이 들어와 경쟁에서 밀렸다”고 털어놨다.
현역선수 은퇴위기였던 상황에서 김승기 감독이 마지막 기회를 줬다. 박형철은 “2018년 FA로 모비스에서 나왔는데 김승기 감독이 불러주셨다. 감독님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다. 필요하실 때 적재적소에 잘 써주셔서 감사하다. 농구에서 은인이나 마찬가지”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어느덧 노장이 된 박형철은 코트에서 뛰는 것만해도 감사하다. 그는 "아직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끝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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