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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선거제 개혁

[현장에서] 총선레이스 시작에도 ‘선거법 네탓공방’ 한심한 與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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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 21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

'네탓' 여야 협상 난항에 선거법 확정안돼

날치기 등 패스트트랙 지정때와 데자뷰

법안처리율 31%로 역대 최악 국회 오명도

이데일리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접수가 시작된 17일 서울 종로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한 예비후보가 서류를 접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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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21대 총선 지역구 예비후보자 등록이 17일 시작되면서 총선레이스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하지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이 여야 협상 난항으로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총선레이스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예비후보자들은 ‘게임의 룰’인 선거법이 확정되지 않은 탓에 선거구 획정 기준을 모르는 깜깜이 상태에서 등록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야는 네 탓만 반복하면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꼴불견을 연출하고 있다.

◇범여권, 한국당 빼고 패트 지정 후 선거법 개정 논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바탕으로 한 선거법 개정안은 지난 4월 30일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지정됐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거대 양당 대립 구조를 완화하는 동시에 사표(死票)를 최소화해 국민의 의사를 선거에 정확히 반영하기 위한 취지였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패스트트랙 지정을 표결로 밀어붙이면서 양측간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현역 의원 109명이 경찰에 고소·고발을 당했다. 한국당이 59명으로 가장 많고 민주당 40명, 바른미래당 6명, 정의당 3명 순이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포함됐다.

패스트트랙 지정 후 8개월 가량이 흘렀지만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다. 범여권은 여전히 한국당을 제외하고 ‘4+1협의체(민주·바른미래 당권파·정의·민주평화·대안신당)’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선거법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4+1협의체는 한국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20대 정기국회 마지막 날 본회의를 개의해 패스트트랙 지정때와 똑같이 내년도 예산안을 표결로 처리해 빈축을 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반대하는 한국당은 임시국회 회기 결정 안건에 필리버스터 신청을 선언하는 등 선거법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4+1협의체에서 합의한 선거법이 아닌 패스트트랙 지정 원안을 상정해 무기명으로 표결하면 응하겠다며 4+1협의체의 공조를 뒤흔드는 전략도 펼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해 지지자들이 설훈 민주당 의원과 정의당 당직자에게 폭행을 가하는 등 물리적 충돌 사태도 재연됐다.

◇선거법 놓고 범여권에서도 밥그릇싸움

총선레이스는 이미 시작됐지만 민주당과 한국당은 여전히 네 탓만 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자당을 빼고 한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엉뚱하게 자당 탓을 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4+1협의체에서 협상 중인 선거법도 도입 취지와 다르게 많이 퇴색됐다. 애초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으로 정했지만 입지가 좁아지는 지역구 의원들의 입김이 거세지면서 비례대표 의석이 50석으로 줄었다. 현 비례대표 의석 수와 비교해 단 3석만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다 비례대표 50석을 다시 쪼개 30석에만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연동률 캡(cap)’과 석폐율제 도입을 놓고 내부 균열이 커지면서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특히 4+1협의체를 주도해온 민주당과 정의당은 지역구에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구제할 수 있는 석폐율제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중진 구제용이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정의당은 21대 총선에서만이라도 석폐율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물러서지 않고 있다. 현재 4+1협의체는 개별적으로 만남을 갖는 등 비공식 회동을 통해 선거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조만간 4+1협의체의 선거법 합의가 이뤄지면 문희상 국회의장은 임시국회 본회의를 개의해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4+1협의체 선거법이 상정되더라도 여야간 밥그릇싸움을 하다가 누더기가 된 선거법이라는 지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법안 처리율(발의주체별) 30.6%(2만3525건 중 7194건 처리)로 역대 최저 의안 처리율(42.82%)을 기록했던 19대때보다도 더 낮기 때문이다. 물론 네 탓때문이겠지만 역사에 기록돼 영원히 남는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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