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여야 각당이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휴일인 15일 국회에서 바른미래당(왼쪽부터), 정의당, 민주평화당이 각각 농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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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이하 4+1) 공조에 금이 갔다.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선거법 관련 합의안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4시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합의된 안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결론”이라면서 “지금의 논의 수준으로는 더 이상 논의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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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정의당 왜 갈라섰나
민주당의 ‘협상 결렬’ 공표는 이인영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오전 11시)에서 “한국당 반발보다 4+1 공조 균열이 지난 금요일(13일) 본회의를 불발시킨 주원인”이라고 말한 뒤 나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점심 무렵부터 4+1 내 다른 원내대표급 협상자들을 국회 밖에서 만나 물밑 타결을 시도했지만, 의견 수렴에 실패했다고 한다. 홍 수석대변인은 “연동률 캡(cap·상한선)과 석패율 관련 이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을 겨냥했다. “일부 정당은 협상 파트너에 대한 신뢰나 존중이 없지 않나?”라면서 “대기업의 중소기업 후려치기 발언 등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 13일 “(민주당이) 대기업이 중소기업 단가 후려치듯 협상을 진행한다.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홍 수석대변인은 “자신들의 중진 의원 몇 명 살리기 위한 개혁 알박기 등이 유감스럽다”면서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뒤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로써는 모든 것을 원안(225 대 75)대로 표결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강조했다. 원안대로 본회의에 상정해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을 경우, 표결에 들어가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선거법이 아예 무산될 수 있다고 정의당에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4 +1 협상 난항 속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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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 캡·석패율 논쟁 뭐길래
지난 10일 예산안 처리 이후 4+1 내 핵심 갈등 축은 민주당과 정의당 간 ‘선거법 동상이몽’이었다. 지역구 대 비례대표 의석수를 250대 50으로 조정하고 비례 의석에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기본 틀은 합의했지만, 연동률 캡과 석패율을 두고 줄다리기가 치열했다.
민주당이 지난 8일 공식 제안한 연동률 캡은 기존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일부 남겨두는 장치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연동률 100%→50%)에서 또다시 일부 의석 연동을 제외하는 ‘준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 정의당이 반대했다. 심 대표는 “(캡을 씌우는 건)사실상 연동률을 30% 수준 이하로 낮추자는 이야기”라고 했다.
당초 비례대표 의석의 절반(25석)까지만 연동률을 적용하자던 민주당은 14일 5석을 더 양보해 “30석까지 연동률 적용” 방안을 내놨다. ‘250대 50’을 ‘250대 30(연동형)대 20’으로 바꾸자는 제안이다. 나머지 비례대표 20석은 현행 선출 방식대로 뽑자고 했다. 정의당은 “캡 같은 소리 하지 말라”(박예휘 부대표)고 거절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동률 캡을 없앨 거면 석패율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지역구 선거에서 떨어질 경우 비례대표 후보로 다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석패율제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자”고 주장한다. 비례 의석 축소(75석→50석)에 대한 보완책이다.
그러자 민주당은 또 석패율 축소를 추진했다. 원안의 ‘권역별 석패율제’가 전국 6개 권역에서 2명씩(총12인) 비례 재출마 기회를 주는 것인데 이를 권역별 1인(총6인)으로 줄이는 안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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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정국’ 앞으로 상황은
15일 민주당의 “원안 표결” 거론에 정의당은 “4+1 (선거법) 협상은 오늘 밤, 내일 새벽이라도 열려야 한다. 더 이상 협상이 없다는 건 당혹스럽다”고 반응했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개혁 알박기라고 표현하는 것은 본말을 전도하는 부적절한 발언”, “정의당에는 선거법 개정으로 보호해야 할 중진이 없다. 심히 유감”이라고 반박하면서도 “원내대표가 최후의 일각까지 협상하는걸로 알고 기다리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정의당의 남은 카드는 공수처법 등이다. 선거법 부결로 4+1 공조가 틀어지면 정의당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선거법은 되는데 검찰개혁법안은 안 된다고 하면 큰일”이라면서 “(4+1이) 상대적으로 검찰개혁과 관련해 적극적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지 우리로선 섭섭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해서도 원안을 훼손하는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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