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영 베트남 대표팀 의무팀장
최주영(67) 베트남 축구대표팀 의무팀장은 13일 KBS 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며 좋은 성적을 내는 박항서(60) 감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 의무팀장은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의무팀장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을 도와 함께 4강 기적을 일궜다. 최 의무팀장은 박 감독의 요청으로 지난해 아시안게임과 스즈키컵, 올해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예선전에 공식 직함 없이 임시 팀 닥터로 활약했다. 의무팀장으로 공식 합류한 것은 지난 5월부터다.
◆“베트남 선전 원동력은 식단 조절 통해 체력·체형 영향”
박 감독은 성인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을 겸하는 사령탑 부임 후 참가하는 대회마다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1월 열린 AFC U-23 챔피언십에서 약체로 평가받던 베트남을 결승전으로 이끌었다. 비록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박항서 매직의 시작을 알렸다. 그해 8월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을 56년 만에 4강에 올려놓았고, 12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는 1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어 베트남은 지난 2월 아시안컵에서는 12년 만에 8강에 올랐으며, 6월 킹스컵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베트남 선수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리살 기념 경기장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 동남아시아(SEA) 게임 축구 결승전에서 3-0 승리로 금메달을 차지한 뒤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지난 10일에는 베트남 22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필리핀 마닐라 리살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동남아시안(SEA) 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1959년 남베트남(월남) 이후 60년 만의 우승이다. 또 한 번 ‘박항서 매직’이 나왔다.
어미 닭 아버지 리더십, 실리 축구 추구 등 ‘박항서 매직’의 원동력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최 의무팀장이 꼽은 원동력은 ‘체력’.
그는 “박 감독님께서도 계속 말씀하셨던 부분이 체력”이라며 “그다음에 식단 문제를 많이 말씀하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베트남 국민이 쌀국수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까 영양 균형에 맞지 않겠냐며 그런 부분에 대해 신경을 매우 써달라 (박 감독이)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최 의무팀장은 선수들의 기존 생활습관을 유지하면서 탄수화물을 좀 더 많이 먹게 하는 형태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거(쌀국수) 먹지 말고 저거(다른 탄수화물) 먹으라고 하면 (선수들에게서) 거부 반응이 있을 수 있다”며 “그래서 (기존 것을) 먹으면서 이거(다른 탄수화물)를 먹으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식단 조절 결과, 베트남 선수들의 체격도 많이 바뀌었다고 최 의무팀장은 밝혔다. 그는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형성되기도 했고, 피지컬 적(육체적)인 면도 굉장히 향상됐다. 정신적인 면 역시 엄청 좋아졌다는 것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정신적인 면에 대해 최 의무팀장은 “열대지방 아이들(선수들)은 시합하다가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지독하게 정말 끝까지 놓지 않는 정신력이 엄청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최 의무팀장은 베트남 선수들의 강점에 대해 “유연한 아이들(선수들)이 많고, 어렸을 때부터 너무 축구를 좋아해 공을 가지고 많이 놀아서 선수들의 잔기술이 매우 좋다”고 평가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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