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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한국당 "협상 물 건너갔다"…패스트트랙 강경투쟁론 가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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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론, 의총서 협상론 압도…"장렬히 전사하는 모습 보여야"

선거법 통과 가정해 '비례대표 타깃 페이퍼 정당' 창당론 거론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이슬기 방현덕 기자 =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를 위해 협상보다 초강경 투쟁에 방점을 찍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12일 이틀째 국회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농성을 이어갔다. 한국당 의원들 역시 10명 안팎으로 1개 조를 이뤄 황 대표와 함께 릴레이 숙식 농성을 하고 있다.

한국당은 로텐더홀 바닥에 붉은색 글씨로 '나를 밟고 가라'는 문구를 새긴 대형 현수막도 깔았다.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등에서는 '목숨을 건 투쟁' 등 극단적인 구호도 쏟아졌다.

연합뉴스

항전 구호 외치는 한국당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선거제 개정안과 검찰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 처리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2일 국회 로텐더홀 농성장에서 "세금도둑 민주당 위성정당과 해체하라! 선거법 날치기 꿈도 꾸지마라" 등을 외치고 있다. 2019.12.12 zjin@yna.co.kr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는 협상론도 일부 나왔지만 강경 투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패스트트랙 공조를 막지 못할 운명이라면 여론의 공감을 사고 지지층 결집을 이룰 방법이라도 찾아야 한다는 취지다.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제는 협상도 물 건너 갔다. 어떻게 하면 '잘 밟히느냐'만 남았다"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한 뒤 장렬히 전사하는 모습을 보수층에게 보여야 한다는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여당인 민주당의 '협상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한국당 내 강경론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한 묘수를 찾지 못하면서 당 일각에서는 패스트트랙 전략 전반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지난 4월 막 오른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는 것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제1야당이 패스트트랙을 막지 못하면 보수우파 대분열이 오고, 보수우파 궤멸 수순으로 갈 수도 있다"며 "지난 1년 동안 무대책으로 끌려다니면서 정치망에 갇힌 물고기 신세처럼 민주당의 노리개가 되어 버린 야당도 크나큰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패트 항전 방안 비공개 의총 준비하는 한국당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선거제 개혁안과 검찰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 처리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의 심재철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공개로 전환하며 발언대에 서고 있다. 2019.12.12 zjin@yna.co.kr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에서도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달았다.

한 중진의원은 의총에서 "내일이 결전의 날인데 지도부는 여태까지 무엇을 했나. 협상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임 원내지도부가 군소정당과의 대화를 끊어놓은 것이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여야 4+1 협의체가 예고됐으나, 지도부가 이를 방치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의원은 "지금은 의원직 총사퇴를 외칠 시기도 놓쳤다. 4월 패스트트랙 법안 지정 시 모두 내려놨어 했다"며 "아니면 심재철 신임 원내지도부가 들어섰을 때 여당에 일 대 일 담판을 요구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는 비례대표 의석을 노린 '페이퍼 정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는 가정하에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은 지역구 의원만 공천하고, 페이퍼 정당인 이른바 '비례한국당'을 만들어 비례대표 의석을 몰아준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의총에서도 '비례한국당'을 만들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그동안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해온 논리마저 스스로 부정하는 격이라 페이퍼 정당이 국민의 공감을 얻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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