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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美, 일방적 비난 않고 문 열어놔…비건 판문점 北접촉 여부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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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년 만에 안보리 소집] 안보리 회의 이후 전망 / 크래프트 대사 추가제재 가능성 언급 / 가시적 조치는 안해… 대화 제의 분석 / 한국정부도 美와 사전에 긴밀한 조율 / 비건 15일 방한… 북측 반응 예의주시

세계일보

11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이후 북한 반응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2년 만에 미국 주도의 북한 관련 안보리 소집 요구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따라 연말 북·미 막판 접촉 여부를 포함한 향후 흐름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상황 변화는 없지만, 미국이 ‘유연할 준비가 돼 있다’는 말로 기회를 연 만큼 북한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유연할 준비 돼 있다”… 대화 여지 열어둬

2년 만에 북한의 무력 도발과 관련해 소집된 안보리 회의는 북한에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미국은 유연할 준비가 돼 있다”는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크래프트 대사의 이날 발언은 북한을 일방적으로 비난한 것이 아니라, 손을 내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시 한번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크래프트 대사는 발언을 통해 추가 제재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당장 가시적인 조치는 마련되지 않았다.

크래프트 대사의 발언이 나오기 전 우리 정부도 미국과 긴밀하게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 유엔주재 대사 역시 “이해당사국으로서 북한과의 대화 모멘텀 유지가 중요하다”고 발언해 미국과 균형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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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1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가 이날 다른 안보리 이사국과 달리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한 직접 언급을 피하고, 대북제재 완화 등 북·미 협상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를 촉구한 것도 북한을 대화로 이끄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일단 안보리 회의를 소집하는 것으로 북한을 긴장시킨 뒤, 회의에서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과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대화 제의 등으로 연내 북한과의 대화 기회를 만드는 시나리오를 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15일 방한해 사흘가량 한반도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에 북한에 판문점 접촉 등을 제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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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방한까지 북한 고심할 듯

중요한 것은 북한의 반응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12일 “안보리 회의 결과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며 “북한의 대응 수위가 높지 않으면 비건 대표 방한 뒤 교착 상태의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리 회의 뒤 북한은 바로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비건 대표가 방한하기까지 사나흘의 시간이 남은 만큼 그 사이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의 방한은 북한이 스스로 정한 ‘연말 시한’ 전 마지막으로 자연스럽게 북·미 접촉을 이끌 기회다. 미국이 안보리 회의를 소집한 것, 북한이 연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소집한 것 모두 이 시한 내에 서로 상대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부 당국자는 “비건 대표의 방한 중 북·미 접촉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지는 않다”면서도 “만에 하나의 가능성이라도 닫지 않고 주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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